임태훈(가운데)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계엄령 수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시민단체 군인권센터가 군 특별수사단장을 지낸 전모 대령의 ‘계엄 문건 수사 은폐 의혹’을 뒷받침하는 특수단 군검사들의 통화녹음을 입수했다고 8일 밝혔다. 전 대령이 잇따라 입장문을 내 의혹을 강하게 부인(본보 7일 보도)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구체적인 물증으로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이다.

군인권센터는 “복수의 특수단 소속 군검사들로부터 지난해 8월 당시의 통화녹음 파일을 확보했다”며 “파일에는 군검사들이 전 대령의 부실수사와 수사은폐로 훗날 조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표현하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통화녹음 파일에 △전 대령이 군검사에게 기록이 남는 보고서 형태가 아닌 구두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 △전 대령이나 계엄문건수사팀장 등과의 대화는 모두 기록으로 남겨둬야 후환이 없을 것이라는 군검사의 대화 △나중에 이 수사가 문제가 되면 고위급 장교들은 다 모른다고 도망갈 것이라고 염려하는 걱정 등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고위급 장교들이 제보자를 색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파일 원본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직전인 2016년 10월 북한 급변사태를 가정해 계엄령 선포를 검토하는 내용의 이른바 ‘희망계획’ 관련 청와대 문건을 공개했다. 센터는 “이 문건을 확보하고도 수사하지 않았다”고 은폐 의혹을 제기했지만 전 대령은 입장문을 발표해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조사할 수 없어 종결했을 뿐 수사를 고의적으로 은폐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통화녹음 파일의 존재를 공개한 센터는 “특수단 내부에서 다수의 군검사가 전 대령의 수사 은폐 행태를 제보하고 있는데 본인만 아니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면서 “국방부는 특수단에 대한 직무 감찰에 즉각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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