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나타난 ‘화성 그놈’, 이춘재의 자백에 재심 전문변호사 박준영 변호사가 움직였다.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고를 치렀다고 주장하는 윤모(56)씨의 재심을 자처한 것이다. 그를 움직이게 한 것은 그림을 그려가며 ‘화성 8차 사건도 내가 했다’는 이춘재의 자백이다.
그가 재심을 맡았던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살인사건’과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피살사건’ 모두 경찰의 강압수사에 의한 거짓자백으로 결론이 났다.
박 변호사는 이춘재의 자백이 ‘약촌오거리 사건’의 진범 자백이 유사하다고 했다. 강압에 의한 거짓자백이 아닌 범인만이 알 수 있는 결정적인 ‘시그니처’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약촌오거리 사건의 진범은 “쇄골을 찔렀는데 뭔가 탁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춘재는 당시 현장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다.
박 변호사는 “여러 가지 내용, 경찰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을 구체적이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것은 범인이거나 경찰이 불러준 것을 받아 적은 경우”라며 “이춘재와 약촌오거리 진범 둘은 자기만 아는 내용을 경찰에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춘재의 자백은 반박의 여지가 없는, 반박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며 화성 8차 재심은 100% 무죄를 확신한다고 박 변호사는 강조했다. 재심 청구는 다음주 중에 한다고 했다.
재심을 청구한다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법원의 판단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춘재의 진술 외에는 8차의 사건의 진실을 밝힐 증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당시 수사관들도 강압수사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검사도 당시 조서대로 진행했고, 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이춘재의 자백 하나만으로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질지 국민의 시선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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