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7개동 분양가상한제 적용] 
 전문가들 “억제 효과 크지 않아… 매물 가뭄 해소 없이는 못 잡는다” 
 저금리에 부동산 유동자금 넘쳐 “상한제 옆동 아파트 값 상승” 예상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으로 정부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꿈틀거리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부분 분양가상한제의 집값 억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히려 경기 과천 등 일부 비적용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 의지 불구 “오름세 계속될 것” 

국토교통부는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강남4구 22개동과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 4개동, 영등포구 1개동 등 서울 27개동을 지정했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주거정책심의위원회 회의 전 모두발언을 통해 “분양가 규제 회피 시도가 확인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시장 불안 움직임이 확대될 경우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추가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추가 지역 지정이나 다른 대책을 통해 반드시 집값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 상승률. 그래픽=김문중 기자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강공에도 서울 집값은 현재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지정된 곳을 보면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ㆍ재건축을 규제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자금을 고려했을 때 가격 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도 “서울의 아파트 매물 가뭄이 해소되지 않는 한, 현재의 주택시장 고조 분위기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 단계 따라 희비 갈릴 듯” 

서울의 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지들이 향후 사업단계에 따라 양분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 팀장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단계 사업지들은 적용 유예기간인 내년 4월 전에 일반분양을 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반면, 재건축 초기 단계의 단지들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에 규제를 피해간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 우려도 적지 않다. 심교언 교수는 “과천 등 규제대상이 아닌 곳과 강남에서도 지정을 피한 지역, 소규모 재개발 사업 등에 풍선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 역시 “동 단위 지정은, 지정되지 않은 옆 동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약시장 쏠림 현상과 더불어 양극화 심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계약 후 최장 10년간 전매제한이 강화되고, 의무거주기간도 도입되면 ‘묻지마 청약’보다 무주택 실거주 수요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청약수요자의 기대수준이 높아져 비인기지역, 나 홀로 아파트 등 입지 경쟁력이 열악한 아파트는 청약경쟁률이 오히려 낮아져 양극화가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대체로 정부 정책은 시장에 단기 효과는 있지만 중장기 효과는 없다”며 “분양가상한제 역시 중장기 대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보다 공급을 늘리는 정책과 수요 분산 정책을 쓰면서 가격 상승을 통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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