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공지능(AI) 분야 석학들과 만나 삼성의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지난해 AI를 5G,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함께 삼성의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한 이 부회장은 전 세계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는 등 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AI 분야 세계적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만나 미래 AI 산업 발전 방향과 삼성에 필요한 AI 전략 등을 논의했다. 두 학자는 삼성과 AI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등 삼성의 AI 기술 수준을 가장 가까이에서 파악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생각의 한계를 허물고 미래를 선점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요슈아 벤지오 교수가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인공지능(AI) 포럼 2019'에 강연자로 나서 AI 핵심 분야 중 하나인 딥러닝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벤지오 교수는 딥러닝(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수집해 학습할 수 있는 기술) 관련 연구를 선도하는 AI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삼성전자가 몬트리올에 설립한 AI랩에서 삼성과 공동으로 영상ㆍ음성 인식, 자율주행 등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4일 열린 ‘삼성 AI 포럼’에 연사로 나서 딥러닝을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인간의 뇌 활동을 모방한 뇌 신경공학 기반 AI 연구를 개척한 석학으로 2018년부터 삼성의 선행기술 연구기관인 삼성리서치 최고연구과학자(CRS)를 겸직하며 삼성 AI 전략 수립과 선행연구에 대해 자문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AI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과거 삼성이 일본 전자산업을 뛰어넘었던 성과를 재현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0년대 아날로그TV에서 디지털TV로 전환하던 시기, 얇은 디자인 등을 도입하는 선제적 대응으로 일본 기업들을 누르고 2006년 TV 시장 1위로 도약한 바 있다.

AI 분야 역시 삼성전자가 아직 미국 등에 비해 기술력이 밀리고 있지만, 이 부회장은 경쟁력을 가진 기존 산업 대신 새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이 같은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유럽, 북미 등으로 출장을 다니며 최신 AI 기술 트렌드를 파악했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등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AI 네트워크 형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모든 활동이 삼성이 AI를 미래 승부처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일본 기업들이 아날로그TV에 집착할 때 디지털TV로 중심을 빨리 옮겨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경험이 있다”며 “AI 등 지금 미국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핵심 산업 분야에도 과감하게 진출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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