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금강산 창의적 해법’ 토론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관광지구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며 독자적 사업 추진 방침임을 시사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금강산 관광 창의적 해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북한이 현대그룹을 일방적으로 철수시킬 경우 북한 관광 사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수천억원을 투자한 현대아산의 시설을 일방적으로 철거해 선례를 남길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지역별 경제개발구 사업을 위해 외자를 유치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대규모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를 조성할 수 있는 자본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연구위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 중인 동해안 ‘원산ㆍ갈마 해안관광지구(갈마지구)’ 완공 시점은 당초 내년 4월에서 같은 해 10월로 재차 연기됐다. 대북 제재로 호텔 내부를 꾸밀 물자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와중에 금강산을 자체 개발할 여력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대북 제재 장기화 국면에서 관광 사업으로 외화벌이에 나서려는 북한 입장에선 남측의 자본과 기술력, 관광 사업 노하우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조 연구위원 생각이다. 그는 “금강산 관광이 신속하게 가능했던 것은 현대라는 루트를 통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상황을 최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지만, (우리 정부 입장에서) 그리 절박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고존엄(김 위원장)이 화를 냈기 때문에 당장은 (남북간 협의 구도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방면의 접촉을 통해 남북협력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창의적 해법’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행사를 통한 개별 관광객의 관광, 이산가족과 가족들의 관광, 750만명에 달하는 우리 해외동포를 상대로 한 금강산 관광 주선, 한국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의 방북 관광 연계 등을 고려할 수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도)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민의 신변 보장에 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고려해 소규모 개별 관광 등에서부터 점진적으로 관광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토론회에서는 북미ㆍ남북 관계가 동시에 경색된 현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이라는 특정 사업으로만 시야를 좁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언도 나왔다. 강영식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은 “현대 자산을 일방적으로 철거한다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어렵고, 국제 신용도 크게 잃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결국 금강산 관광 문제는 단지 금강산만으로 한정될 수 없다. 관광 재개의 창의적 해법보다는 비핵화 합의를 위한 담대한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