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안팎 “시대착오적” 비판… 황교안, 2차영입 발표 미루고 재고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의 영입 추진 보류와 관련, '공관병 갑질'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총선 인재 영입 1차 명단에서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해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퇴행적 발언으로 되레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박 전 대장은 자신의 ‘공관병 갑질’ 의혹을 제기한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 번 받아야 한다”고 공격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 박 전 대장 영입을 강행할 태세였지만,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자 영입 명단에서 빼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장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나를 필요로 해서 쓰겠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제 역할을 하겠다”며 내년 21대 총선 출마 의지를 확인했다. 한국당이 그의 영입을 보류한 지난달 30일 이후 닷새 만이었다. 박 전 대장은 “험지에 가서 한 석이라도 차지하는 것이 한국당에 도움 되지 않겠는가”라며 지역구에 도전할 뜻도 밝혔다. 그가 출마한다면 고향인 충남 천안을에 출사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의혹을 해명해 자신의 부적격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논란을 초대형급으로 키웠다. 그는 “군인권센터가 병사를 이용해 사령관을 모함하는 것은 군의 위계질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임태훈 소장)이 군대를 무력화하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2030세대가 제게 반감을 갖고 있다는데, ‘후방에서 꿀 빨던 애들이 대장님 이렇게 하는 게 가슴 아프고 속상하다’고 말하는 등 (응원하는) 분위기도 많다”고도 했다.

이에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군인권센터는 “4성 장군을 지내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에 운영되던 탈법적인 삼청교육대를 운운하다니 실로 충격적”이라고 반발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도 “이분(박 전 대장)은 5공 시대에나 어울리는 분이지 이 시대에는 부적절한 인물로 보인다”며 “만약 이분을 영입한다면 우리당은 5공 공안 검사 출신이 5공 장군을 영입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교안(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결국 ‘진화 모드’에 들어갔다. 지도부는 이번 주 중 외교안보 분야 인사를 중심으로 한 2차 인재 영입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발표를 전격 연기했다.

당 내부적으로는 이미 박 전 대장의 영입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당 지도부는 ‘당장 2차 영입명단에 포함시키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오후 들어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아예 박 전 대장을 영입 인사 명단에서 배제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고위 관계자는 “박 전 대장을 영입 명단에 포함시키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커졌다”고 말했다. 지도부 일각에서는 박 전 대장을 삼고초려해 영입한 황 대표의 입장을 고려해 ‘박 전 대장을 공식 영입 명단에는 포함시키지 않되, 한국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시키자’는 중재안도 거론되지만, 박 전 대장을 공천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역풍이 예상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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