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특별법 개정 지연
빠르면 내년 3월 이후 가능
일요일인 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 서초 일대 하늘에 미세먼지가 뿌옇게 드리워져 있다. 연합뉴스

올 12월부터 서울 4대문 안에서 시행하는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을 정부가 미세먼지 고농도 계절(12월~3월)에 한해 수도권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사실상 이번 겨울에는 시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수도권 미세먼지 배출량의 45%를 차지하는 수송 분야 대책에 허점이 생기면서 올 겨울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저감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에 따르면 정부가 다음달부터 계도기간을 거쳐 수도권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을 전면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관련 법령 제ㆍ개정 지연으로 일러도 내년 3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산정에 관한 규정’에 따라 미세먼지를 많이 내뿜어 5등급을 받은 차량이다. 대부분 2005년 이전에 제작된 경유차가 이에 해당하는데 전국 247만대 가운데 수도권에서 운행이 제한되는 차량은 저공해 조치 완료 차량(24만대)과 생계형 차량(109만대)을 제외한 114만대다. 당초 정부는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를 대상으로 하려 했지만 지방 도시는 준비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수도권으로 한정했다.

문제는 수도권에서 이런 제도를 시행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점이다. 앞서 정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가 관련 조례를 빠른 시일 안에 제ㆍ개정해 계도기간을 거쳐 곧바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도권 광역단체들은 조례 재ㆍ개정에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을 고려할 때 사실상 올 겨울에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안이 늦어도 지난달에 통과됐어야 한다”며 “이번 겨울에 특별대책을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연내 통과되더라도 통상 1월에 지방의회 임시회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지방의회를 설득해 서둘러 2월에 조례를 개정해도 미세먼지 고농도 계절이 끝날 즈음 시행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서울시 측은 지난 10월에 이미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법이 개정되는 즉시 조례가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와 인천시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기도의 경우 조례 제정 및 시행을 위해선 조례규칙심의위원회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도의회 상정 후 통과까지 최대 4~5개월이 걸리 때문에 내년 3월부터나 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환경부와 서울ㆍ경기ㆍ인천이 ‘내년 3월부터 통행제한 및 단속을 실시하자’고 합의한 만큼 행정절차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 내년 2월 열리는 도의회에 상정하고, 내년 3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조례를 제ㆍ개정할 준비를 대부분 마쳤지만 특별법이 원안과 달리 일부 수정될 경우 지자체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승광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은 “수도권 3개 시ㆍ도별로 준비 상황과 입장이 조금씩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3개 시ㆍ도 모두 제도 시행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관련 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고 이달 중 표준 조례안을 배포해 관련 조례가 빠른 시일 내에 제ㆍ개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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