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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렸는데... 은행 예금금리 제자리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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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렸는데... 은행 예금금리 제자리 ‘이례적’

입력
2019.11.03 16:49
수정
2019.11.03 18:5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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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예금 금리가 제자리를 지키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앞다퉈 예ㆍ적금 금리부터 먼저 내렸던 은행권의 관행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오픈뱅킹’ 서비스와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중) 규제 등 은행권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변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출 금리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신한ㆍ국민ㆍ하나ㆍ우리ㆍ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예ㆍ적금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그간 기준금리가 내려갈 경우 은행들은 늦어도 2주 안에 예금 금리를 하향 조정하곤 했다. 씨티ㆍSC제일은행 등 일부 외국계 은행들만 최근 들어 일부 상품의 금리를 소폭 인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를 무릅쓰고 요즘처럼 예금 금리를 내리는데 주저하는 배경은 최근 막이 오른 은행권의 ‘무한경쟁’과 관계가 깊다. 지난달 30일 특정 은행의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만 있으면 다른 은행의 계좌도 조회ㆍ송금 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작됐는데, 은행들은 자사 앱 사용 고객을 늘리기 위해 사활을 거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금 이자를 덜 주게 되면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예금 금리를 내려야 할 시점이 지났음에도, 먼저 내릴 순 없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듯 은행끼리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新) 예대율 규제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앞으로 은행들은 지금보다 가계대출을 늘리고, 기업대출은 줄이면서 예대율을 100%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 때 예금잔액이 늘어나면 예대율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많은 예금을 보유하면 유리하다. 조금이라도 예금 이자를 더 줘야 할 이유가 있는 셈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거슬러 오히려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4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주일 전인 지난달 28일에 비해 0.058~0.28%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6일 1.301%로 바닥을 찍었던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꾸준히 올라 이달 1일에는 1.801%까지 뛰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와 실시간으로 연동돼 은행이 인위적으로 조정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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