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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치료에는 비만대사수술이 가장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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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치료에는 비만대사수술이 가장 좋아”

입력
2019.11.05 05: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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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비만대사수술 건강보험 적용돼

전경화 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인터뷰

전경화 성빈센트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환자가 효과적으로 체중을 줄이고 안전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전경화 성빈센트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환자가 효과적으로 체중을 줄이고 안전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비만은 당뇨병·고혈압·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위험인자다. 비만하면 단순히 뚱뚱하다는 데 그치지 않고 ‘게으르다’ ‘자기 관리가 소홀하다’ 등의 편견이 팽배하고,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비만 환자는 자아감 상실, 수치심과 우울증 등으로 외부 활동 자체를 꺼리게 되기도 한다. 고도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루와이위우회술·위소매절제술 등 비만대사수술이 올해부터 건강보험에 적용되면서 수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비만대사수술 전문가’인 전경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위장관외과) 교수를 만났다. 전 교수는 “고도비만은 운동ㆍ식이요법과 약물 등 내과 치료로 해결하기 어렵기에 비만대사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비만 실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8 비만백서’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전체 성인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유병률은 36.6%나 됐다. 이 가운데 성인 고도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 유병률은 4.7%(66만4,405명), 초고도비만(체질량지수 35㎏/㎡ 이상)은 0.4%(6만1,500명)이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총 손실은 11조4,679억원(2016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7%나 된다. 특히 30~50대에서 총 손실의 52.9%를 차지해 비만이 생산가능인구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비만 인구가 늘면서 비만 치료뿐만 아니라 동반 합병증 치료에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다행히 올 1월부터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을 갖고 있거나, 27㎏/㎡ 이상이면서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을 받으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고도비만 치료법을 들자면.

“‘운동과 식이조절을 잘하면 충분히 살을 뺄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당뇨병·고혈압 등 합병증이 동반된 고도비만 환자에게 식이조절과 운동만으로 살을 빼라는 것은 효과와 지속성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비만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식이·운동·행동·약물·수술 등이 있다. 하지만 고도비만 환자에게 비만대사수술을 제외한 다른 치료법으로는 효과가 단기적이고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요요 현상이 생길 때가 아주 많다. 따라서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환자가 효과적으로 체중을 감량하면서 안전하게 장기간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런데 비만대사수술을 지방흡입술처럼 미용수술로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비만대사수술은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전혀 다른 차원의 수술이다. 비만대사수술은 효과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고, 동반질환을 호전시켜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고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비만대사수술의 하나인 루와이위우회술은 초기 체중의 30%, 수술 후 5년 후에는 과다체중(실제 체중과 이상적 체중 사이의 차이)의 50%를 감량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데다 비만으로 생긴 동반질환의 96%가 없어지거나 개선된다.”

루와이위우회술
루와이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
위소매절제술

-비만대사수술에는 어떤 방법이 쓰이나.

“루와이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이 세계적으로 비만대사수술의 표준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우리 비만대사수술센터도 이 수술법을 시행한다. 루와이위우회술은 위 상부를 절제해 15~20㏄ 정도의 작은 위주머니를 만든 뒤 영양분을 많이 흡수하는 십이지장(소장 앞쪽 1~2m 정도)과 빈창자(空腸)을 건너뛰어 소장으로 우회하는 수술(Y자 모양의 우회로가 생긴다)이다. 이 수술법은 음식물 섭취와 영양 흡수를 모두 제한하는 수술이어서 수술 후 6개월 동안 체중을 급속히 줄어들며 18~24개월 동안 체중이 꾸준히 감량된다. 장기적인 체중감량과 대사질환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나타난다.

위소매절제술은 위 일부를 절제해 크기를 줄이는 수술법이다. 수술 후에도 소화 과정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위의 용량을 줄여 음식을 적게 섭취하고 위에서 나오는 식이조절 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위소매절제술은 초고도비만 환자에게 단계적 수술로 시도됐던 1단계 수술이었는데 체중이 줄어 2단계 수술을 하지 않는 환자가 늘어나는 등 결과가 좋아 주요 비만대사수술로 자리를 잡았다.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잘못된 인식과 장기 일부를 절제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수술하기 꺼리는 환자도 없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우리 비만대사수술센터에서는 환자와 가족이 비만대사수술을 충분히 이해하고 수술을 결정할 수 있도록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진은 비만 정도와 합병증 동반 여부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전담코디네이터는 수술 장단점, 향후 관리 등을 알려준다.”

-수술 후 관리도 매우 중요한데.

“고도비만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수술로 체중 감량과 함께 당뇨병·고혈압 등과 같은 동반질환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유지·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술 후 식이요법과 운동 등을 1년 동안 꾸준히 해야 하지만 환자 스스로 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특히 수술 후 3개월 정도 식사하기 어려운데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영양 부족 등을 전문적이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우리 비만대사수술센터에서는 영양 관리와 운동요법이 효과적으로 병행될 수 있도록 재활의학과와 영양팀과 연계해 면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수술 후 외래 정기검진으로 환자가 체중을 지속적으로 조절하고 동반질환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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