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한국 시간)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 종료 후 게릿 콜은 보라스 코퍼레이션 모자를 쓰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휴스턴 지역 매체 KHOU TV 다니엘 고테라 기자 SNS 캡처

“이제 나는 휴스턴 소속이 아닌 실직자다.”

올해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휴스턴 에이스 게릿 콜(29)은 31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준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휴스턴 모자가 아닌 소속사인 보라스 코퍼레이션 모자를 쓰고 나타나 이같이 말했다. 이 모자로 논란이 일자 콜은 1일 지역지 휴스턴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보라스 코퍼레이션 모자는 행운의 부적으로 3개월 동안 가지고 다녔던 것일 뿐”이라면서 “휴스턴은 가족과 함께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었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고 해명하며 동시에 떠날 것임을 암시했다.

1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가 콜을 비롯한 FA 자격명단 131명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문을 열었다. 워싱턴의 앤서니 렌던(29)을 비롯해 FA 재수에 성공한 류현진(32) 등이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들은 모두 월드시리즈 주축 선수인 동시에 악마의 에이전트라고 불리는 스캇 보라스(67) 사단 소속이다.

워싱턴의 우승을 이끈 렌던이 타자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 3년 동안 콜로라도의 놀란 아레나도(28)와 함께 내셔널리그 최고 3루수로 활약했고 이번 시즌은 MVP 유력 후보로 꼽힌다. 소속팀 워싱턴이 7년 2억1,500만달러의 연장 계약을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 3루수 라이벌 아레나도가 올해 초 맺은 연장계약(8년 2억6,000만달러)가 렌던 측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 선발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지난 30일(한국 시간) 월드시리즈 우승과 시리즈 MVP를 확정짓고 딸과 함께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휴스턴=UPI 연합뉴스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는 4년 1억 달러의 계약이 남아있지만, 올해 옵트 아웃이 가능하다. 현재 계약에 연봉 일부를 계약 종료 후에 분납하는 디퍼 조항이 있기 때문에 팀과 다시 계약하거나 FA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마침 스트라스버그는 올해 커리어 최고의 활약을 보냈다. 모처럼 건강한 시즌을 보내며 활약한 데다 포스트시즌 강자의 면모까지 증명한 만큼 올해가 더 좋은 계약을 노릴 적기다.

공교롭게도 최대어 세 명 모두 보라스 사단인 만큼 보라스의 선택이 스토브 리그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수년간 마이크 트라웃(28), 브라이스 하퍼(27), 매니 마차도(27), 지안카를로 스탠튼(29) 등 3억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들이 이뤄졌지만 시장 최대어들을 한 에이전트가 독점한 경우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사실상 보라스의 손바닥 안에서 FA 시장 전체가 움직이는 상황이 된다. 최대어 다음 수준으로 꼽히는 류현진의 계약도 이들의 계약이 진행되는 방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대어 3인방 이외에도 중대형 선수들이 FA 계약을 노리고 있다. 밀워키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30)은 류현진처럼 FA 재수에 성공한 케이스다. 지난해 5년 이상의 계약을 노리며 메츠의 4년 6천만 달러 계약을 거절했지만, 팀을 찾지 못하면서 밀워키와 1+1년 계약을 맺어야 했다. 투수는 류현진과 함께 메츠의 잭 휠러(29)와 샌프란시스코의 매디슨 범가너(30)가 최대어 다음 급으로 뽑힌다. 휠러는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세부 성적이 좋은 데다 패스트볼 구위를 높게 평가 받고 있다. 범가너는 가을 사나이의 명성에다 이번 시즌 200이닝 소화로 건강함을 증명한 상태다.

시장에도 돈을 쓸 구단들은 충분하다. 지난해 하퍼에게 3억4,000만달러를 안겨준 필라델피아가 다시 한번 큰 손으로 나선다. 필라델피아 단장 맷 클렌탁은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이제는 이겨야 할 시간이 왔다”며 팀이 승부수를 던질 것을 암시했다. LA 에인절스 구단주인 아트 모레노 역시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페이롤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대형 투자를 예고했다.

올 시즌 부진으로 FA 권리를 포기한 선수들도 있다. 다저스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32)은 옵트 아웃 권리가 있었지만 포기했다. 올 시즌 33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높은 평균자책점(3.71)과 불안한 모습(블론세이브 8개)을 보인 탓에 시장에 나가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컵스의 다르빗슈 유(33)도 잔류를 택할 전망이다. 야후 스포츠는 1일 “다르빗슈가 시즌 성적은 인상 깊지 않았지만, 마지막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다”며 “옵트 아웃 대신 4년 8,800만달러의 계약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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