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과 소상공인 및 시민단체 반대, 공장용지 특혜, 구미시 입장 이유
경북 구미의 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 1호인 KEC 구조고도화사업이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의 부적격 결정으로 또다시 탈락했다. 2010년 이후 5번째다.
30일 KEC와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KEC는 구미1국가산단 33만㎡ 규모의 공장 부지 가운데 유휴지 16만5,000㎡를 매각하는 등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입주 업종의 고부가가치화, 기업지원서비스 강화, 공공시설 확충 등을 통해 기업유치를 촉진하고 민간 투자로 각종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 1호인 KEC 구조고도화사업의 탈락 이유는 5가지로 알려졌다.
산단공은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노사갈등 △소상공인 반대 △구미시민단체 반대 △공장용지 특혜 △구미시 입장 등의 이유를 들어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구미시는 구조고도화사업 추진 조건으로 회사 측에 노사갈등과 노노갈등 해결을 주문했다.
시가 전제조건을 단 것은 구조고도화사업이 산단공을 통과해도 도시재생 계획사업 반영시 용도지역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 관련법상 해당 자치단체의 심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실제로 구미지역 A사는 구조고도화사업이 산단공을 통과했지만 구미시가 주민의견 수렴과 의회 청취 등을 내세워 도시재생 계획을 허가하지 않아 현재 답보상태다.KEC 구조고도화사업 추진위는 이번 탈락의 결정적 원인은 구미시가 반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노조의 반발을 우려한 구미시의 소신 없는 행정 탓이라는 지적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처음에는 구미시가 이 사업의 필요성에 동조해 찬성하다가 민노총이 구미시청서 시위와 시장 면담 후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며 “구미시의 오락가락 행보를 이해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구미시 관계자는 “시는 지역경제를 생각해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며 “회사내 노사, 노노 문제 등을 해결한 후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고 밝혔다. KEC는 지난달 9일 구미코에서 창립 50주년 비전선포식을 열어 국가산단 내 공장부지 33만㎡ 중 유휴지 16만5,000㎡를 매각해 쇼핑몰, 복합터미널 등을 건립하는 구조고도화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인근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구미산단 1호 입주기업인 KEC는 1969년 싼 값에 공장 부지를 받아 정부와 구미시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았다”며 “구조고도화 사업 탈락은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KEC는 2010, 2011, 2013, 2014년 4번에 걸쳐 구조고도화 사업을 신청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사업계획서를 냈지만 노조와 지역 소상공인, 경제계의 반발에 부딪혀 부적격 통보를 받았다.
추종호 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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