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도원 소장 문화재로 1년 넘게 보존 처리
보존처리 전의 단령 상태. 곳곳이 구겨지고 구멍이 났으며 때가 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소장했던 110년 전 조선 관료의 일상복이자 신랑 혼례복인 단령이 2년 여간의 보존 처리를 마치고 일반에 공개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해 1월 국내로 들여와 이달까지 보존처리를 마친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소장 조선시대 단령을 국립민속박물관에 전시한다고 30일 밝혔다.

단령은 1909년 독일인 신부 도미니쿠스 엔스호프(1868~1939)가 수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의 수도원장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가 1925년 한국 체류 당시 연출ㆍ제작한 무성기록영화 ‘한국의 결혼식’에 등장하는 신랑이 입었던 단령이기도 하다. 짙은 녹색이고, 가슴과 등 쪽에는 흉배가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보존처리 관계자가 단령을 보존처리 하고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재단은 2016년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실태조사를 통해 영화에 등장하는 신랑, 신부의 혼례복이 이곳에 소장된 것을 확인했다. 이 중 신랑 단령은 장기간 전시되고 박물관의 수장고 시설이 열악한 탓에 직물 손상이 심해 보존처리가 시급한 상태였다. 신부 혼례복은 상대적으로 상태가 온전했다.

민속박물관은 약 2년에 걸친 보존처리 과정에서 겉감 직물과 동일하게 짠 보강용 직물을 자외선으로 약화해 염색한 뒤 결손 부위에 사용했다. 보존처리 전문가들이 일일이 손으로 염색하고 바느질을 해 파열된 부분을 기웠다.

보존처리 완료된 단령.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단령은 국립민속박물관에 내년 1월 27일까지 전시된다. 이날 이후로는 독일로 돌아간다. 민속박물관 관계자는 “해외 박물관 수장고에 잠들어 있는 우리 문화재가 빛을 찾아 세계 관람객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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