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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그믐’, ‘다윈 영’… 무대에서 만나는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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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그믐’, ‘다윈 영’… 무대에서 만나는 소설들

입력
2019.10.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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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한 연극 '휴먼 푸가' 남산예술센터 제공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한 연극 '휴먼 푸가' 남산예술센터 제공

다음달 6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되는 ‘휴먼 푸가’의 원작은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이다.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싸운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고통을 그린 원작이 국내에서 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6월 폴란드 국립극장에서 ‘The boy is coming’이라는 제목으로 공연된 적이 있긴 하다. 하나의 사건이 낳은 고통이 여러 사람들의 삶을 통해 변주되고 반복되는 소설의 구조가, 연극에서는 무대 위 배우들의 신체 움직임과 오브제의 변주를 통해 재현됐다. 연출가 배요섭은 “이미 소설로 충분한 작품을 연극으로 올리는 것은 사회적 고통을 기억하고, 각인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소설과 연극은 가장 친밀한 예술 장르다. ‘희곡’을 바탕으로 하는 연극은 소설과 태생적으로 친연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소설을 각색한 연극이 무대에 자주 오르는 이유다. 올해 주요 연극무대에서도 유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잇따라 올랐다. 국립극단은 프랑스 소설가 로맹가리의 원작 ‘자기 앞의 생’을 올렸고, 두산아트센터는 이창동 원작 소설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김윤영 원작의 ‘철가방 추적작전’을 올렸다. 소설의 무대화를 꾸준히 추진해온 남산예술센터는 앞서서도 ‘내 심장을 쏴라’(정유정 원작),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권여선 원작)을 연극으로 만들기도 했다.

연극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왼쪽)과 동명의 원작소설. 이강물 제공
연극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왼쪽)과 동명의 원작소설. 이강물 제공

오는 27일까지 공연되는 연극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역시 장강명 작가의 동명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작년 8월 남산예술센터 초연으로 선보인 뒤 평론가 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한국연극 ‘공연 베스트7’ 등에 선정되고,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기울어진 원형 무대 위에서 극단 ‘동’의 신체행동 연기가 결합돼, 뒤집힌 시간과 기억의 고통을 위로하는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공연 사진(왼쪽)과 동명의 원작소설. 서울예술단 제공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공연 사진(왼쪽)과 동명의 원작소설. 서울예술단 제공

소설은 때로 노래와 춤을 입고 ‘뮤지컬’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오는 27일까지 공연되는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박지리 작가의 동명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인간의 ‘죄의 기원’에 대해 탐구하는 소설의 심오한 주제와 850쪽에 달하는 분량이, 강렬한 음악과 드라마틱한 전개를 토대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해 초연 당시 6일 9회라는 짧은 공연 기간에도 큰 사랑을 받아 재공연 요청이 쇄도함에 따라 올해 다시 무대에 올랐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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