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해가는 해외 교육현장… 한국 교육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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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해가는 해외 교육현장… 한국 교육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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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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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의 로켓십 페르자 초등학교 교실에는 교사가 없다. 아이들은 러닝 랩이 깔린 노트북에서 개별 수준에 맞춰 공부를 한다. 로켓십 페르자 초등학교 홈페이지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온 건, 대통령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대입에서 수능 위주의 정시를 확대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으로 교육계는 발칵 뒤집혔다. 수능 절대평가를 운운할 만큼 현 정부의 교육 수장들은 수능에 부정적 입장이었기 때문에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데, 대한민국 교육 정책은 입시 개편안이 확정된 지 1년 만에 또다시 ‘정시냐, 수시냐’의 해묵은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 입시의 굴레 속에 교육 본연의 의미는 무엇이며, 교육이 지향해야 할 목표와 방향은 무엇인지를 묻는 근본적 논의는 실종됐다.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대한민국에서 사라진 그 질문들을 던지는 책이다. 교육 칼럼니스트이자 글로벌교육네트워크 ‘티치포올(teach for all)’의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알렉스 비어드가 2년 간 전 세계의 교육 혁신 현장을 직접 찾아 다니며 21세기 교육의 미래를 고민한 결과를 담았다.

책의 미덕은 다양한 관점에서 시도되고 있는 교육 혁신의 생생한 현장을 소개하는 데 있다.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수업에 접목시킨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켓십 페르자 초등학교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춤형 인재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파리의 IT 전문 교육기관 에콜 42, 품성 교육과 공동체 학습을 실천하는 핀란드와 홍콩의 학교들까지. ‘학습혁명’이라 부를 만큼의 변화가 벌어지고 있었다.

원동력은 과학기술이었다. 인공지능과 로봇은 교육 현장의 풍경을 바꿔놨다. 로켓십 페르자 초등학교의 아이들은 교사 없는 교실인 러닝 랩에서 노트북 앞에 앉아 헤드폰을 끼고 스스로 학습에 열중한다. 각자의 수준에 맞춘 개별 학습이 가능하다 보니 교사의 설명을 따라가지 못해 멍 때리거나, 다 아는 시시한 얘기라고 무시하며 엎드려 자는 아이들은 찾아볼 수 없다. 장시간 집중이 어려운 아이들에겐 중간 중간 게임 시간도 제공한다. 비어드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도움을 받는 것은 21세기 교육을 재설계하는 데 불가피한 일이라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교사는 필요 없어지나. 학교는 이대로 사라지나. 아니다. 기계에 의존할 수록 교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세계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아이들의 잠재력과 창의성을 끄집어내는 것은 결국 교사의 몫이란 얘기다.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답은 핀란드에서 찾았다. 핀란드에선 교사가 문제를 내주고 정답을 말하지 않는다. 아이들끼리 각자 답을 정하고, 설명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거다. 가르치지 않고도 배울 수 있게 하는 최고의 기술이다.

한국은 어떨까. 마침 수능 날에 맞춰 한국을 찾은 그는 맞거나, 틀리거나 둘 중 하나로만 판가름되는 시험과 무한 경쟁의 압박을 견뎌내는 수험생들을 보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어떤 미래를 위한 시험인지 되묻는다.

정답은 없다. 그러나 우리 역시 질문을 바꿔 볼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대입 개편에만 매몰돼선 한국 교육에 미래는 없다. ‘4차산업혁명과 인구 절벽 시대에 새로운 교육의 가치와 방향은 무엇일까’ ‘공정성 못지 않게 중요한 다양성은 어떻게 구현할 수 있나’ ‘궁극적으로 21세기에 필요한 인재 역량을 키우고 있나.’ 더 나은 질문을 해야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알렉스 비어드 지음ㆍ신동숙 옮김

아날로그 발행ㆍ560쪽ㆍ1만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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