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세게 하자’고 할 수도”
궁정 연회에서 아베 총리와 짧은 만남… “잘 부탁드립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신경이 온통 모레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면담에 가 있다”고 긴장감을 드러냈다. “대화를 좀 세게 하자, 이 정도까지는 진도가 나가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걸면서다.
나루히토(德仁) 일왕 주재로 도쿄(東京) 왕궁에서 열린 궁중 연회에 참석한 후, 밤 11시를 넘겨 숙소인 뉴오타니 호텔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낙연 총리는 연회에서 아베 총리와 짧은 만남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아베 총리는 “모레 만나자”고 했고, 이낙연 총리는 “모레 잘 부탁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총리는 24일 오전 아베 총리와 10분 정도 면담하는데,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부인을 이 총리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 부부와의 만남을 “(분위기가) 괜찮았다. 비교적 밝았다”고 묘사했다.
이 총리는 일본에서 2박 3일 머무는 동안 10여개 일정을 소화한다. 그러나 “신경은 온통 아베 총리 면담에 가 있다”고 했다. “상황이 어떤지를 이미 다 알고 왔으니, 무슨 드라마틱하게 단 말 몇 마디로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라고도 덧붙였다. 한일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꼬여 있어서 아베 총리와의 짧은 면담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본인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지일파’라고 불리는 데 대한 부담감도 이 총리의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데 한몫을 한 듯하다. 이 총리는 ‘지일파 표현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워낙 기대가 크고, 상황은 여전히 녹록하지 않으니까”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이 총리는 다만 “최대한 대화가 더 촉진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그것이 이번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와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에 대해 살짝 언급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와의 면담에선 구체적인 얘기가 안 나올 것이다. 자료를 준비하거나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인사하고, 와줘서 고맙다, 축하한다 등의 얘기가 오갈 것이다”라면서도 “거기서 무슨 합의가 되거나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화를 좀 세게 하자’ 이 정도까지는 진도가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도쿄=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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