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본엔 지소미아 내치고, 중국에 군사협정 구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본엔 지소미아 내치고, 중국에 군사협정 구애

입력
2019.10.21 19:00
수정
2019.10.22 07:21
1면
0 0

中과 국방전략대화 5년 만에 재개, 7년 만에 재난구호협정 재추진

한미일 안보협력에 부담 될 듯… 中 “담당부처 따로 있다” 핀잔도

박재민(왼쪽 두 번째) 국방부 차관이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샤오위안밍 중국 연합참모부 부참모장과 국방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방부제공
박재민(왼쪽 두 번째) 국방부 차관이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샤오위안밍 중국 연합참모부 부참모장과 국방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방부제공

국방부가 2012년 중단한 중국과의 재난구호협정을 7년 만에 다시 체결하기로 했다. 군 병력이 투입되는 재난구호는 군수지원협력의 초기단계다. 특히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시점에 중국과 군사협력 관련 협정을 새로 맺으려는 건 한미일 3국 안보협력에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과 샤오위안밍(邵元明) 중국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중장)은 21일 베이징(北京)에서 국방전략대화를 가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이 불거진 2014년 이후 5년 만의 자리다.

국방부는 회담 보도자료에서 “중국과 재난구호협정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중 국방당국은 2012년 7월 군수협력회의를 열고 ‘재난구호 교류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으려 했다. MOU는 국가 재난상황에 따른 구호협력과 복구훈련 등의 내용을 담았다. 당시 양측은 MOU 체결 날짜까지 공지했지만, 일본과의 GSOMIA를 정부가 ‘졸속 처리’하려다 반대여론이 거세지면서 중단된 직후라 중국과의 군사협력도 덩달아 유탄을 맞아 무산됐다. 그 여파로 2001년 시작된 한중 군수협력회의는 2013년 이후 아예 열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방부의 이날 발표는 7년 전 MOU조차 무산된 군 당국간 재난구호 협력의 수위를 협정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군수지원협정(MLSA)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아랍에미리트(UAE)와 비밀리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컸던 사안이다. 지소미아와 MLSA는 국가간 군사협력을 상징하는 양대 축으로, 일본과는 군수협정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민간차원의 협력도 포함하는 재난구호에 국방부가 적극 나선 건 일본을 대신해 중국과 군사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3월 신설된 중국 응급관리부는 우리 행정안전부와 이미 재난구호 협력수준을 높이고 있다. 올해 12월에는 한중일 3국이 재난구호 회의도 열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가 끼어들자 중국 측은 “우리는 재난구호를 담당하는 부처가 따로 있다”고 의아해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국방차관이 와서 왜 재난구호협정을 맺자고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 부처끼리도 의견 조율이 제대로 안 됐다는 얘기다. 사드 배치 이후 악화된 한중 관계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과의 군사협력에 힘을 실어주려다 자칫 중국에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처럼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2시간여 만에 보도자료를 다시 내고 ‘재난구호협정 체결 추진’을 수위가 낮은 ‘재난구호협력 추진’으로 수정했다.

이와 함께 한중 양국은 현재 각각 1개선을 운영하고 있는 해ㆍ공군간 직통전화(핫라인)를 추가로 설치하는 한편, 올해 상반기로 추진하다 미뤄진 국방장관의 방중을 조속히 재개하기로 했다. 한국 국방장관은 2011년 이후 8년간 중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