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30년 메콩시대가 열린다]

<2> 한반도의 새로운 파트너
한국 방산수출 청신호
대우해양조선의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돼 지난해 태국 해군에 인도된 3,600톤급 호위함인 ‘푸미폰 아둔야뎃’함이 해상에서 기동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메콩 그룹의 리더격인 태국이 아세안 무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며, 한국 정부와 방산업계도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양국 간 체결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은 태국이 한국을 잠재적인 안보 동맹국으로 인정했다는 신호라고 현지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지난달 1~6일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의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메콩 지역 순방에서 정부는 연간 100만 달러의 한ㆍ메콩 협력기금 조성과 더불어 인프라 구축과 농업ㆍ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한 투자 의지를 강조했다. 정부의 신남방 정책의 방점을 메콩 그룹과의 경제협력에 찍고 지속적 투자를 약속한 것이다.

반대로 이때 함께 이뤄진 태국과의 지소미아 체결은 태국이 한국에 주는 선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콕에 주재하는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태국과의 지소미아 체결 노력은 사실 10여년 전부터 있었으나, 태국 측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소미아 체결의 별다른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다 태국이 최근 몇 차례 우리 무기를 구매하며 한국산에 대한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며 “이번에 체결된 지소미아는 양국 간 방산시장 활로가 본격적으로 뚫렸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체결한 나라는 미국, 캐나다, 프랑스, 러시아, 요르단 등 22개국이다. 아세안 지역 전체적으로는 태국과 필리핀뿐이며 메콩 그룹에선 태국이 유일하다. 아세안 지역의 한 무관은 “지소미아 체결의 이유는 군사 동맹으로서 작전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도 있지만, 상대국의 군사 수요를 파악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태국과의 지소미아 체결은 태국군의 장비 수요 정보를 알고 싶어하는 한국 정부의 요청 탓이 컸다는 뜻이다.

태국이 지소미아 체결에 호응한 것은 최근 태국에 판매된 한국산 무기에 대한 만족감 덕분이라고 한다. 태국 해군은 2018년 대구급 기반의 호위함 (3,650톤)을 5,200억원에 도입했다. 방산 계약으로는 태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태국은 이 호위함에 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인 전 국왕 ‘라마 9’세의 이름을 따 ‘푸미폰 아둔야뎃’이라고 명명했다.

2015년 국산 훈련기인 T-50TH 4대를 구매한 태국 공군은 2017년 8대를 추가로 구매했다. 군부 교체기마다 기존 사업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은 데 반해 훈련기를 추가로 구매한 것은 작전성능에 대해 그만큼 만족했다는 것이다.

영국 군사전문 매체 제인스디펜스는 태국 방산 조달 예산이 2017년 7억9,400만 달러에서 2021년 9억 6,500만 달러로 약 2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중국해 패권 문제를 두고 태국은 미국과 중국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고 있다”라며 “태국 입장에선 미국도 중국도 아닌 한국산 무기 구매가 정치적 측면에서도 부담감이 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콕=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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