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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ㆍ재외국민 건강보험 의무가입제도가 첫 시행된 지난 7월, 중국동포 박미영(50)씨 가정에 고지된 첫 건강보험료는 총 33만8,850원에 달했다. 가정주부인 박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하고, 아들(32)과 딸은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만 세대원(피부양자)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이들 3명에게 각각 11만2,850원씩 지역건강보험료가 산정돼 고지됐다. 박씨 가정은 첫 보험료는 간신히 냈지만 8월부터는 연체 중이다. 만약 강씨 가족이 보험료를 4회 이상 체납하면 체류 자격을 상실하고 불법체류자가 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무가입제도 시행에 따라 외국인 및 재외국민 지역건강보험 가입자 수는 제도 시행 전 28만709명에서 54만5,983명(8월 25일 기준)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추가 가입자 중 약 8만2.000명이 보험료를 미납했다. 보건복지부와 법무부는 건강보험에 가입한 외국인이 4회 이상 보험료를 미납할 경우 체류허가를 불허할 방침이다. 보험료를 미납한 외국인들이 불법체류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국내 불법체류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35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체류자의 15%에 달한다.

이 제도는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외국인을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편입시켜 건보 혜택을 주는 동시에, 일부 의료 수요자만 혜택을 보는 이른바 ‘먹튀’를 방지하고 내국인과의 형평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지난 7월 16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소득에 비해 높은 보험료를 일괄 부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중 직장가입자로 가입할 수 없는 경우 전체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에 따라 산정된 11만3,050원을 매달 내야 한다. 그러나 2017년 기준 통계청의 외국인 근로자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147만원으로 내국인의 67%에 불과했다. 여기에 외국인은 가입자의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만 동일 세대원으로 인정하는 등 피부양자 범위가 제한돼, 부모나 성년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외국인은 모두 개별적으로 건강보험에 의무가입을 해야 한다.

진선미 의원은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중 상당수는 한국인을 대신해 위험한 노동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라며 “복지부는 신속히 제도를 개선해 억울하게 불법체류자가 되는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가입현황

총계직장지역
2019년 6월967,132686,423280,709
2019년 7월16일(법개정)
2019년 9월1,251,829705,846545,983

자료 : 진선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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