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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눈] 유니클로 광고 비꼰 원폭 패러디 게시물 논란

입력
2019.10.21 15:54
수정
2019.10.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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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부 모독 논란 ‘80년 전 기억’ 유니클로 문구 응용해 ‘74년 전 온기’ 표현 

 “민간인 희생자 많은 원폭 소재는 부적절” “일본이 먼저 조롱” 갑론을박 

유니클로의 후리스 광고를 비판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유니클로 패러디 광고가 확산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유니클로의 후리스 광고를 비판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유니클로 패러디 광고가 확산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유니클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모독’ 의혹이 불거진 새 광고를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하고 방송광고 송출도 전면 중단했으나 후폭풍이 여전하다. 비판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문제의 광고를 비꼬는 패러디 광고 게시물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 패러디가 많은 희생자가 나온 1945년 일본 원자폭탄 투하를 소재로 삼아 찬반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1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니클로 새 광고 포스터’라는 제목의 패러디 광고 게시물이 등장했다. 이후 유니클로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패러디 광고 역시 함께 확산됐다.

패러디 광고에는 유니클로 로고 대신 ‘일베클로(iLBEQLO)’ 로고가 나온다. 일베클로는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일부 회원이 일본 불매운동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유니클로 ‘구입 운동’에 나선 뒤 누리꾼 등이 이를 비꼬려는 의도에서 쓰기 시작한 용어다. 여기에 ‘일본 극우들이 선호하는 히트땍’이라며 유니클로 대표 상품인 히트텍을 비꼬는 문장도 포함됐다.

논란이 된 것은 패러디 광고 배경으로 사용된 원자폭탄 폭발 장면 이미지와 원폭 투하와 관련된 문구들이다. 광고 배경에는 1945년 8월 9일 일본 나가사키에 원폭이 떨어진 뒤 일어난 버섯구름 이미지가 사용됐다. 여기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투하된 원폭의 별명인 ‘리틀 보이(Little Boy)’와 ‘팻 맨(Fat Man)’ 단어와 함께 “74년 전 온기를 잊었냐고?”라는 문장이 들어가 있다. 또 ‘74년 전통의 따뜻함’이라는 문구도 나온다. 74년 전은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1945년을 말한다.

일본 회사인 유니클로를 겨냥해 ‘역사를 잊지 말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포스터로 추정되지만, 한국인을 비롯해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원폭 투하를 소재로 한 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45년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은 한국인은 7만명 정도로, 그 중 4만명은 당시 피폭으로 사망했다. 일본인 희생자는 수십 만 명에 이른다. 대부분은 민간인 희생자였다.

유니클로가 최근 공개한 '후리스 25주년' 글로벌 광고가 위안부를 모독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니클로 광고 영상 캡처
유니클로가 최근 공개한 '후리스 25주년' 글로벌 광고가 위안부를 모독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니클로 광고 영상 캡처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원폭은 민간인 희생자도 많아서 좀 별로다”(르***), “원폭으로 희화화하다니 대응하는 방법으로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mr***), “이건 아니다. 민간인이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 아느냐”(익명), “알게 모르게 가족 중에 원폭 피해자도 많을 텐데 이건 좀 무섭다”(불***)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위안부 할머님들은 민간인 아니셨나. 유니클로가 말한 ‘80년은’ 적당히 한 거냐”(go***), “일본이 먼저 위안부 조롱하는 광고 내보냈고, 이것보다 혐한을 더 많이 했는데 농담 수위가 지나치다고 할 수 있을까”(익명) “조롱하는 게 유치하게 느껴진다면 공감 능력이 부족한 건 아닌지 성찰해보길”(fly***) 등 반박 글이 올라오면서 누리꾼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유니클로가 ‘후리스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글로벌 광고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하고 모욕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광고에서 13세 패션디자이너로 출연한 인물이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냐”고 묻자 98세 여성 패션 콜렉터가 “그렇게 오래 전 일은 기억하지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하는 내용이 영어로 담겼다. 그러나 원문과는 달리 한글 자막에선 할머니의 대답이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로 의역되면서 위안부 문제를 조롱하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니클로는 20일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광고 송출을 중단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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