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정부 동성애 차별 탓 지난해 갑자기 발급 제한… 스웨덴ㆍ영국ㆍ홍콩 등은 허용
2020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CNN 주관 민주당 대선 주자 타운홀 미팅에서 경선 승리의 의지를 다지며 오른손을 치켜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18일 청와대가 주한 외국 공관원의 ‘동성배우자’ 지위를 인정한 가운데, 외교관의 동성 동반자(파트너)에 대한 비자 발급 문제는 최근 해외에서도 가족 개념의 변화와 함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선 이슈 중 하나로 부각되는가 하면 동성 결혼을 대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아시아권에서도 외교관에 한해서는 동성 동반자 비자를 발급하는 사례도 있다.

2020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새로운 선두 주자로 부상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성소수자(LGBTQ) 주제의 CNN 타운홀 방송에서 “외국 외교관의 동성 동거인이 미국에 머무는 동안 모든 외교적 권리에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관련 공약을 역설했다. 트랜스젠더(성 전환자)의 군 복무 금지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동성애 차별 정책인 ‘결혼 안 한 외교관 동성 동거인의 비자 발급 제한’을 뒤집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외교관의 동성 동거인 비자 발급과 관련해 해외에서는 2009년부터 동성 연인에게 비자를 발급해 왔던 미국이 지난해 비자 발급을 제한하기로 해 논란이 됐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외교관 동거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결혼한 배우자로 국한, 결혼하지 않은 외교관의 동성 동거인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외교관뿐 아니라 유엔 직원, 대사관과 영사관 등 외국 공관 직원들, 미국 내 외국 군사기지 거주 병력 동거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비자 발급 규정 변화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여러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르기도 했다. 워런 의원 외에 톰 스테이어 등 다른 민주당 경선 후보들도 외교관의 동성 동거인 비자 금지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성소수자 문제에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스웨덴, 영국, 캐나다, 스위스 등은 결혼 여부와 관계 없이 외교관의 동성 동거인에게 비자 발급을 허용하고 있다.

1994년 동성애를 합법화한 스웨덴은 2009년에 동성 결혼을 인정했고, 입양과 체외수정 등 동성 커플의 가족 관련 권리를 이성 커플과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는 스웨덴 이민법에도 영향을 미쳐 공동 은행 계좌 등 6개월 이상 동거 관계에 있었다는 증거물만으로도 동성 동거인이 함께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영국은 1997년 동성 동거인의 이민과 비자 신청을 인정하기 시작해 2000년 10월에는 동성 동거인과 관련한 공식 이민 규정이 만들어졌다. 동성 커플은 2년 이상 동거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으면 동반자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영국은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에서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2005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캐나다 역시 1년 이상 동거한 사실혼 관계를 포함한 동성 배우자의 비자 발급을 허용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홍콩이 홍콩 시민의 동성 간 결합은 허용하지 않지만 비자 발급 관련해서는 동성애를 인정하고 있다. 2016년 6월 영사관 직원 등 외교관의 동성 동거인에 한해 홍콩 체류를 허용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19일부터는 취업 등으로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의 동성 연인에게 동반자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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