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로 ‘분당’에 기름 부으며 갈등 최고조… 최고위는 당권파가 주도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주도하는 당 윤리위원회가 비당권파인 이준석 최고위원을 징계하기로 결정한 것이 분당(分黨)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손학규 대표는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향해 “자유한국당으로 가겠다는 사람, 갈 테면 가시라”고 공개 비판했다. 손 대표는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엄정 수사 및 검찰개혁 촉구 결의대회’에서 비당권파 리더인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자유한국당과의 보수통합설이 오르내리는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 실정에 한국당 지지율이 좀 오르는 것 같으니 거기 붙어 공천 받아 국회의원 공짜로 해볼까 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을 분열시키고 오직 한국당과 통합해서 공천 받겠다는 사람들이 싹 꺼지고 나면 이제 당이 새로운 길로 힘차게 출발할 것”이라며 비당권파의 탈당을 촉구했다.
손 대표의 이 같은 공세에는 이 전 최고위원 징계로 당권파가 최고위원회 주도권을 되찾았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당 윤리위원회는 지난달 역시 비당권파인 하태경 최고위원에 6개월 직무정지 징계를 내린 데 이어 안철수 전 의원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 18일 이 전 최고위원을 직위 해제했다. 그 결과 최고위는 ‘당권파 4명 대 비당권파 5명’에서 ‘당권파 4명 대 비당권파 3명’로 구성이 바뀌었다. 손 대표는 여세를 몰아 조만간 최고위를 재정비하고, 당 개혁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 등을 구성할 계획이다. 당 윤리위도 비당권파 압박에 가세했다. 윤리위는 20일 입장문을 내 “이 전 최고위원의 안하무인식 태도가 당의 단결과 화합을 저해했다”며 징계 정당성을 강조했다.
변혁 소속 의원들도 맞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19일 비공개 모임을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변혁 측 인사는 20일 “손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며 “22일 변혁 비상회의 이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전 위원도 “변혁 내 분열과 반목을 조장하는 손 대표의 정치적 의도에 대해 늦지 않은 시기에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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