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을 유발한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유동성 문제를 내포한 상품을 집중 점검함으로써 시장 불안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1일 금융위원회ㆍ금감원에 대한 국회의 종합감사가 끝나는 즉시 사모펀드 전반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4일 금융위와 8일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사모펀드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점검 대상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라임 외 다른 자산운용사에도 유동성 문제가 있을지 모르니 살펴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앞서 라임은 사모채권과 전환사채(CB)ㆍ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이른바 ‘메자닌’ 자산에 투자한 펀드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이와 유사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한 운용사들의 사모펀드 상품들이 집중 조사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 현황뿐만 아니라 펀드 운영 구조와 판매 형태(개방형ㆍ폐쇄형), 자금 차입(레버리지) 현황 등이 폭넓게 점검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번 실태조사 범위가 “사모펀드 일반”이라는 입장이어서, 라임 사태의 중심에 있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뿐만 아니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투자금을 받아 운용한 코링크PE의 투자상품이 PEF다.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씨가 펀드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자금 모집 및 운용 과정이 불투명한 PEF 시장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찍이 나왔다.

최근 은행이 판매했다가 대규모 투자자 손실을 부른 파생결합펀드(DLF) 역시 파생형 사모펀드로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실태조사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달 말 기준 운영 중인 사모펀드는 1만1,336개였는데, 이중 파생형 사모펀드는 1,912개로 증권형(3,691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금융위는 이달 말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에 관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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