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회원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앞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에 안전은 없다’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언론 보도에서 자주 보이는 ‘플랫폼 노동’이란 말은 스마트폰, 앱 스토어 등을 매개로 한 노동과 서비스(용역)의 거래를 뜻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은 플랫폼 노동을 ① 디지털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고 ② 단속적(1회성, 비상시성, 비정기적) 일거리 1건당 일정한 보수를 받으며 ③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일하면서 근로소득을 획득하는 근로 형태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요기요, 타다, 카카오 드라이버 등이 그 예다.

플랫폼 노동은 사회보험법에 몇 가지 과제를 던진다. 원칙적으로 사회보험 제도는 특정 사업주와 고용 관계를 맺는 근로자를 보호 대상으로 삼고, 그 적용 대상인 ‘사업’은 물리적 외양을 갖춘 ‘기업’을 가정하는데, 플랫폼 노동은 이런 전제와는 다른 모습을 띠기 때문이다. 주문형 플랫폼인 음식 배달 앱을 보기 삼아 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여기서 노동의 수요자는 고객이고 플랫폼은 운영자, 공급자는 플랫폼 노동자다. 이들은 월급이 아닌 건당 수수료를 받고 근무 시간과 수입은 불규칙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회보험은 노동자가 특정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급여를 정기적으로 받는 걸 전제로 설계돼 있어 건당 수수료로부터 사회보험료를 징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음으로, 사회보험료 적용 대상인 ‘사업’이 어디인지도 애매하다. 언뜻 보기에 플랫폼 노동의 수요자는 음식점 또는 배달을 요청한 고객이고(이들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노동을 쓰고 물리적 실체를 갖는다) 플랫폼은 단순한 앱 운영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음식점과 고객은 플랫폼 노동에 대한 통제권이 없고, 플랫폼 노동자에게 일을 지시하고 수수료를 결정하는 권한은 플랫폼이 행사한다.

이 점에 착안해 사회보험의 적용 단위인 ‘사업’을 과거와 같은 고정적이고 물리적 외양을 갖춘 장소적 개념으로 생각하기보다는, 특정 사업 목적에 따라 자본과 노동을 유기적으로 배치하고 교환하는 네트워크로 파악하고 이를 통해 플랫폼에 사회보험법적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박제성, ‘디지털의 세 가지 표상과 노동법의 과제’, 노동법연구 47호). 이러한 네트워크형 사업 개념은 우리나라의 재벌 구조에서 착안한 것이고 공정거래법 등 경제법 분야에서는 익숙한 사고다. 굳이 이러한 법리적 논의를 거치지 않더라도, 타인의 노동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자에게 사회보험의 책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생각은 현대 복지국가에서 자연스럽다. 예컨대 프랑스 노동법전은, 플랫폼이 거기에서 제공되는 노동이나 재화의 성격과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경우 그 플랫폼이 플랫폼 노동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플랫폼 노동과 연결해 사회보험 제도를 정비하는 것은 플랫폼 노동이 괜찮은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작업이다. 특정 산업이 생성ᆞ정착되는 과정에서 그에 걸맞은 사회보험 제도가 마련되지 않으면, 그 분야는 저부가가치의 비공식 노동으로 지탱하는 곳으로 전락할 수 있다. 즉, 정부가 기대하는 것처럼 플랫폼 경제가 청년들에게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신성장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에 조응하는 사회보장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낡은 사회보험료 부과ᆞ징수 체계를 고쳐야 한다.

이와 관련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위원회’ 및 ‘사회안전망 개선위원회’ 등에서는 플랫폼의 다양한 일자리 유형에 대한 실태 파악과 노동법ᆞ사회보장법적 보호 방안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 위원회들의 논의 주제 중 하나가 플랫폼 노동 종사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 방안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는 청년의 사회적 보호뿐만 아니라 산업 정책 측면에서도 중요한 작업이다. 노사정 모두 각별한 관심과 책임감으로 논의에 임해야 한다.

도재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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