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으로 전환된 한국마사회 직원 중 약 40%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사회는 지난해 직원 5,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정부로부터 ‘정규직 전환 대표 사례’로 선정됐지만, 사실은 아르바이트로 적합한 일자리를 무분별하게 전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이 마사회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1일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마지원직 5,496명 중 2,119명이 지난달까지 퇴사했다. 전체의 38.4%에 달하는 숫자다. 이 중 1,495명은 1년도 지나지 않아 퇴사했고, 6개월 내에 그만둔 직원도 1,095명이나 됐다. 특히 2,119명이 나가는 사이 2,822명이 추가로 채용된 것으로 나타나, 경마지원직 정원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 700여명의 자리는 2회 이상 교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껏 정규직으로 전환되고도 대규모 퇴사자가 나오는 건 경마지원직의 업무 특성 탓이다. 경마지원직 상당수는 1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 동안만 일하면서 경마공원 안내 또는 객장 정리 역할을 한다. 정규직으로서 지속적인 업무를 요한다기보다는 아르바이트에 적합한 일자리인 셈이다. 실제 지난해 정규직 전환 이전에도 매년 총원의 40% 이상이 그만뒀고, 2015년에는 퇴사율이 48%에 달했다.
김태흠 의원은 “경마지원직 내에서도 업무의 특성에 따라 지속적인 업무가 있는가 하면 절반 정도는 수 개월 일하다가 마는 아르바이트 자리에 해당한다”며 “마구잡이로 정규직 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직군을 다양화해서 그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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