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아파트 매매 전단지가 붙어있다. 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낮추면서, 향후 더 늘어날 시중 자금이 이미 상승세를 지속 중인 서울 집값을 한층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 부동산 투자에 관심은 높아질 수 있어도,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와 불경기를 감안하면 집값이 장기적으로 거품을 키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낮아진 기준금리는 대출이자 부담을 낮춰 분명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최근 지지부진한 주식시장을 감안하면 부동산을 대체할 투자수단도 마땅치 않아 1,100조원이 넘는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여력은 더욱 높아졌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에도 16주 연속(한국감정원 기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금리인하 효과가 이런 추세를 더 부채질할 거란 전망이 적지 않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며 가격 상승 피로감이 커졌지만, 부동산 외에 대체 투자처가 많지 않은데다 서울 선호 현상은 여전하기 때문에 당분간 매도자 우위 시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거나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방침이 이어지고 있어 금리 인하가 추가 자금 수요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여기에 정부가 11일부터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부동산 합동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당분간 상승세가 주춤하고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 특히 금리인하는 그 자체로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경제 불안과 정부의 추가 규제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인하로 청약시장과 수익형 부동산 선호 현상은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중도금 대출금리 부담이 줄면 분양을 노리는 청약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대출과 금리에 민감한 상가ㆍ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들썩일 수 있다.

앞서 올해 7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7,8월 상업ㆍ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연초(1,2월)와 비교해 13% 늘었다. 같은 기간 오피스텔 거래량도 16%나 증가했다. 은행 예금금리가 떨어질수록 임대사업을 통한 월세 선호 현상이 강해지는데다, 규제 문턱이 높은 주택시장보다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가 등으로 시중의 관심이 관심이 쏠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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