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세상을 떠난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가 17일 영면에 들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숨진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ㆍ25)가 17일 세상과 영원히 작별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발인식에는 유족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임직원들, 동료, 지인들이 참석해 설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발인식 분위기는 내내 침통했고 참석자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리의 빈소엔 연예계 동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에프엑스에서 함께 활동한 엠버는 신곡 공개 일정을 미루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빅토리아도 중국에서 드라마 촬영 중 급히 귀국했다. 루나도 뮤지컬 공연 일정을 변경하고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평소 설리와 친분이 두터웠던 아이유, 구하라, 김의성, 홍석천을 비롯해 공효진, 신지, 윤종신, 유아인, 정려원, 최자 등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황망해하며 설리와의 추억을 나누고 영면을 빌었다. 이들은 생전 설리를 괴롭혔던 악플러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당초 SM엔터테인먼트는 장례 절차를 비공개하기로 했으나 유족의 뜻에 따라 팬들이 설리와 이별할 수 있도록 15, 16일 이틀간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별도의 조문 장소를 마련했다. 설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전 세계 각지에서 팬들의 추모 글이 쏟아지고 있다.

설리는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로 데뷔해 2009년 에프엑스 멤버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에프엑스는 독특한 가사와 실험적인 곡 구성이 돋보이는 ‘라차타’ ‘일렉트릭 쇼크’ ‘첫 사랑니’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고, 팬덤의 지지와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설리는 에프엑스 활동 중에도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와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패션왕’(2014) 등에 출연하며 배우 활동을 병행했다.

그러나 2014년 7월 악성 댓글과 루머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고 2015년 8월에는 에프엑스를 탈퇴했다. 이후 2017년 영화 ‘리얼’로 연기 활동을 재개했으나 흥행 실패로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설리는 지난해 10월 리얼리티 프로그램 ‘진리상점’으로 돌아왔다. 당시 에프엑스 탈퇴 과정을 설명하며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올해 6월에는 첫 솔로 앨범 ‘고블린’을 발표했고, 최근까지 케이블채널 JTBC2 ‘악플의 밤’을 진행해 왔다. 단편 영화 연작 프로젝트 ‘페르소나2’ 주연에 발탁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여느 때보다 활발히 대중과 소통했던 설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여성의 노브라 권리 등 소신을 굽히지 않은 설리를 숱한 악플(악성 댓글)로 공격한 온라인 혐오 문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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