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지난 7월29일 서울의 미쓰비시(三菱)중공업 앞에서 열린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규탄 시위 도중 한 학생이 일본 욱일기를 그린 종이를 불태우고 있다. AP 뉴시스

일본 정부 관리들 사이에서 한국이 한일간 첨예한 갈등의 새 전선으로 내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사능 노출과 욱일기 반입 허용에 대한 한국측 문제제기가 결국 도쿄올림픽을 훼손하려는 시도라는 주장이다.

FT는 “한국 정부가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요청한 가운데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원전폭발 사고가 일어났던 후쿠시마(福島)현에서 올림픽 경기 일부를 개최하는 것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본 측은 이러한 행동이 2020년 도쿄올림픽의 권위를 떨어트리려는 단결된 운동으로 이어져 올림픽을 정치적 분쟁에 끌어들이고 한일 간 얼마 남지 않은 신뢰마저 파괴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에서 지난달 26일 도호쿠(東北) 지역 방사능 오염 지도를 제작, 공개한 사실이 소개됐다. 해당 지도에는 올림픽 스타디움 다섯 곳과 성화봉송 출발점이 오염지역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위 위원장인 최재성 의원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하기 위한 근거를 지도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한국의 민간단체 7곳도 공동성명을 통해 후쿠시마현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 사용을 금지하고 이 지역 내 성화봉송을 취소할 것을 도쿄올림픽조직위에 요구했다고 FT는 덧붙였다.

신문은 후쿠시마 지역에 대한 이 같은 문제제기가 특히 일본 정부를 격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어떠한 건강상의 위험도 없다며 후쿠시마 원전 인근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이 지역 농산물 수입을 금지한 국가들에게 규제 완화를 요청하는 등 여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FT는 일본 정부가 내년 올림픽에서 이 지역의 회복과 정상화를 국제적으로 과시할 계획이라며 스가 요시히데(管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후쿠시마 문제를 공론화하려는 한국에 “해로운 소문을 퍼트리고 있다”고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욱일기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IOC에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의 아시아 침략 전쟁에서 사용된 일본 군대 깃발로, 침략을 받은 아시아 국가에 역사적 상처와 고통을 상기시킨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짧게 언급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욱일기가 종종 우익들에 의해 사용되기는 하지만 많은 상품들에 흔히 사용되는 디자인이고 일본 해상자위대의 상징이다”라며 일본 측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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