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시공간을 초월하는 가상공간에서 친구들을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즐기며, 3차원(D)으로 구현된 제품 등의 촉감까지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을 개발했다. 문자, 사진, 동영상 등을 공유하는 현재의 SNS에 추가로 공간과 감각까지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미래 SNS를 구현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기업에 기술 이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이 가상 공간에서 여러 명이 접속해 서로 만나 소통할 수 있는 ‘4D플러스(+) SNS 플랫폼’(가칭)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단은 이번 서비스의 개념을 ‘공존현실’로 표현했다. 현실과 가상, 원격의 세계가 구분 없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공존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 집 방 안에 있는 이용자가 미국에 사는 친구와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가상공간에서 만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용자들은 가상현실(VR) 기기를 머리에 쓰고 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기(핸드 모션캡처 디바이스)를 손에 끼운 뒤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4D+ SNS에 접속하면 된다. 카카오톡 채팅방을 만드는 것처럼 VR 기기가 보여주는 화면에서 가상공간을 만들면 같이 접속한 친구들의 아바타를 만날 수 있다. 핸드 모션캡처 디바이스로 다양한 도구를 집어 올리거나 터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상 키보드를 눌러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물체를 띄워 만져보고 돌려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모션캡처 디바이스는 손짓만 인식하는 게 아니라 진동을 통해 촉감도 전달한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친구와 손바닥을 마주칠 때 부딪히는 감촉, 메뉴를 클릭할 때 접촉감 정도를 느낄 수 있다. 기술이 더 발전하면 ‘부드럽다’, ‘날카롭다’ 같은 생생한 감각도 전달할 수 있다고 KIST 측은 설명했다.
4D+ SNS의 발전 방향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요원들이 홀로그램으로 구현돼 원탁에 둘러앉아 얘기를 나누는 영화 ‘킹스맨’의 한 장면처럼 현실과 가상이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모습이다. 지금은 사방이 막힌 VR 기기를 쓰기 때문에 주변의 현실 모습은 볼 수가 없다. 투명한 안경을 쓰면 멀리 사는 친구가 내 방으로 걸어 들어와 의자에 앉아 대화하는 식의 ‘혼합현실’(현실과 가상을 결합해 실물과 가상 객체들이 공존하고 상호작용하는 환경) SNS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연구단의 유범재 단장은 “이번 연구성과는 5G 핵심 서비스인 양방향 소통, 혼합현실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SNS 개념을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관련 기업들과 사업화를 추진해 4D 가상통신 신시장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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