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남북관계 냉각이 원인”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 북한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ㆍ대한축구협회 제공

“생중계도, 응원단도, 외신도 없는 경기.”

15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영국 BBC 방송은 이같이 표현했다. 경기에 앞서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축구 더비(derby)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보도된 예고 뉴스에서였다.

이날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평양 원정 경기는 시작 전부터 국내는 물론, 외신의 주목을 끌었다. 1990년 10월 친선교류 성격의 남북통일 축구 이후 ‘29년 만에 평양에서 치러지는 축구 대결’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유례없는 ‘깜깜이 경기’ 진행 방식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취재진과 중계방송단, 한국 원정 팬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은 데다, 심지어는 외국 언론과 북한에 머물고 있는 관광객에게조차 경기장 출입을 불허했다.

BBC는 이날 경기에 관해 “생방송은 물론, 한국 팬과 외국 취재진도 전혀 없이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방송은 “2018년에는 스포츠가 남북관계 해빙의 물꼬를 텄지만 북한에게 이번 남북전은 가볍게 볼 만한 경기가 아니다”라며 “북한에서 축구는 인기 있는 스포츠로, 자국의 자부심과 애국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회적인 목적으로 스포츠를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결과는 ‘0-0’ 무승부였으나, 당초 BBC는 전력상 한국의 우세를 점쳤었다. 물론 “현재 H조 선두를 다투고 있어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고는 했으나,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A) 랭킹(37위)이 북한(113위)보다 높다는 점에서 ‘한국의 승리’가 예상된다”는 전망이었다. 그러면서 남북의 대표 선수로 손흥민(27ㆍ토트넘 홋스퍼)과 한광성(21ㆍ유벤투스)을 꼽기도 했다. 방송은 “남북은 확실한 스타 선수 한 명씩을 보유하고 있다.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이 한국에 있고, 북한에는 최근 유벤투스와 계약한 한광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외교적 냉랭함 속에 열리는 남북 간 축구 예선전‘이라는 기사를 통해 “남북한 축구팀이 정치적 긴장 속에 경쟁하게 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지난해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 남북 정상회담의 발판이 되는 등 스포츠 외교가 활발히 이뤄져 2032년 서울ㆍ평양 올림픽 공동 개최까지 거론됐다”며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문제로 국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양국 관계도 냉각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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