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사전에 대해 관심 갖는 것 중 하나는 어떤 말이 사전에 새로 올라갔는지 하는 것이다. 예전 사전은 개정판을 내면서 새로운 어휘를 추가했지만, 온라인 사전이자 이용자 참여형 사전인 ‘우리말샘’은 새로운 표제어가 언제든지 계속해서 추가된다. 사전에 새로 올라온 말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새로 만들어진 말’일 수도 있고, ‘(만들어진 지는 꽤 되었지만) 그동안 사전에 실려 있지 않았던 말’일 수도 있다.
얼마 전 사전을 보다가 눈에 띈 단어는 ‘신캥거루족’이었다.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따르면 ‘경제적으로는 자립했지만 부모에게 생활비를 보태며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사람’을 뜻한다.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새로 등장했다고 주목했던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신캥커루족’이라는 말까지 나왔다니, 새로운 말이 또 다시 새로운 말을 낳은 셈이다. ‘캥거루족’이 경제적인 부분까지 부모에게 독립하지 못한 성인 자녀를 가리키는 반면, ‘신캥거루족’은 경제적으로는 자립했고 생활비 역시 보태지만 부모와 떨어지지 않은 채 함께 사는 자녀를 지칭한다. 캥거루족이든 신캥거루족이든 이런 말들을 보면 왜 ‘삼포 세대’니 ‘오포 세대’니 하는 말이 나왔는지 이해가 된다.
‘신캥거루족’과 함께 사는 중장년층의 부모 세대는 그들의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더블 케어족’, ‘샌드위치 세대’, ‘황혼 육아족’이 된다. ‘엄마 역할을 하는 할머니와 아빠 역할을 하는 할아버지’라는 뜻으로 ‘할마할빠’라는 말도 생겼다. ‘학부모’가 아니라 ‘학조부모’를 위하여 ‘손주와 대화하는 방법’ 같은 교육 프로그램도 열린다. 사전에 실린 새로 만들어진 말을 봤을 뿐인데,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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