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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선량함은 언제나 미덕인가(10.16)

입력
2019.10.16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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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마크사가 출시한 '보스의 날' 카드. “우리는 가끔, 우리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보스를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해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가격은 4.99달러. 메시지와 함께 발송 서비스까지 원하면 1.99달러를 더 내면 된다. hallmark.com
홀마크사가 출시한 '보스의 날' 카드. “우리는 가끔, 우리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보스를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해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가격은 4.99달러. 메시지와 함께 발송 서비스까지 원하면 1.99달러를 더 내면 된다. hallmark.com

미국엔 ‘보스의 날(Boss’s Day)’이란 게 있다. 직장인이 상급자나 경영자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날이다. 감사 카드를 전하고 선물을 주기도 한다. 부서원들이 비용을 갹출해 공동의 선물을 마련하는 경우도 꽤 된다고 한다. 그게 10월 16일인데, 휴일일 경우 근무일 중 앞뒤로 가장 가까운 날이 ‘보스의 날’이 된다.

1958년 미국 일리노이주 디어필드의 스테이트 팜(State Farm) 보험회사에서 비서로 일하던 패트리샤 해로스키(Patricia B. Haroski)라는 이가 미 상공회의소에 ‘보스의 날’을 제정하자고 건의한 게 계기가 됐다. 앨리슨 그린(Alison Green)이란 경영 컨설턴트가 쓴 글에 따르면 해로스키는 자기 아버지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는 한 방편으로 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가 일하던 보험회사 지사장이 그의 아버지였다는 설도 있다. 10월 16일은 아버지의 생일이었다.

4년 뒤 일리노이주 주지사(Otto Kerner)가 ‘보스의 날’을 주 기념일로 선포했다. 하급자들이 상급자에게 좋은 마음을 전함으로써 일터 분위기가 나아지고 상사와 하급자의 관계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게 공식적으로 거론되는 그날의 의의다.

한 부서의 동료 중 누군가가 그날을 챙기면 다른 이들도 좋든 싫든, 다음 해부터라도 따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게 이성의 동물이라는 인간의 재능이거나 한계다. 다수가 비판하면서 다수가 순응하는 위계문화이기도 하다. 그렇게 ‘보스의 날’이 관행처럼 확산돼, 이제는 호주와 남아공, 인도 등지에서도 그날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세계적 카드 업체인 홀마크사도 1979년부터 보스의 날 감사 카드를 출시했고, 해마다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15년 현재 미국의 매니저급 이상 관리자와 경영자는 1,100만 명쯤 된다고 홀마크사는 전했다.

물론 비판이 많다. ‘보스’들이 힘들게 일할진 몰라도 급여 등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고 있으며, 직원들의 ‘마음’이란 게 진짜 마음일지 의문스러우며, 당연히 금전적ㆍ심리적 부담이 되며, 정말 ‘마음’을 받을 만한 보스라면 앞서서 선물을 원치 않는다고 말할 것이며, 상식과 관행에 따르면 ‘마음’은 주로 상급자가 하급자의 노고를 치하하며 나눠주는 것이라는 게 대강의 비판들이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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