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격퇴전 함께 하고선 토사구팽… 터키의 대쿠르드 군사작전에도 길 터줘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오른쪽) 터키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도중 만나 대화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쿠르드족 시리아 반군을 몰아내기 위한 터키의 군사 작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터키와 접한 시리아 북동부 주둔 미군 철수 결정에 대해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날 때”라며 정당성을 옹호했다. 그동안 미국은 시리아 쿠르드족을 동원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여 왔고, 해당 지역 주둔 미군은 터키와 쿠르드족 간 충돌을 막는 완충 역할을 해 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쿠르드족 지원을 이제 중단하겠다는 선언이자, 터키의 대(對)쿠르드 침공도 묵인하겠다는 걸 재확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쿠르드족은 우리와 함께 싸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돈과 장비를 지급받았다. 그들은 수십년간 터키와 싸우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난 거의 3년 동안 이 싸움을 막았으나, 이제는 이 말도 안 되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의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이익이 되는 곳에서 싸울 것이며, 오직 이기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 IS와의 전투에서 함께 싸웠던 시리아 쿠르드 지원에 너무 커다란 비용이 든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이 앞으로는 더 이상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트윗에서도 “터키, 유럽, 시리아, 이란, 이라크, 러시아와 쿠르드족은 이제 상황을 파악하고 그들의 이웃에서 붙잡힌 IS 전사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들은 미국이 IS를 패퇴시킨 이후,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어진 쿠르드족을 사실상 버린 ‘토사구팽’이나 다름없다는 게 외신들의 해석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쿠르드족 전사들을 포기한 것”이라고 했고, AP통신도 “(쿠르드족 소탕 작전을 개시하려는) 터키에 길을 터 줬다”고 풀이했다.

앞서 백악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터키가 오랫동안 준비해 온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안 할 것이며, 인접 지역에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는 쿠르드민병대(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여기며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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