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 감소폭이 세계 10대 수출국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무역기구(WTO)의 10대 수출국 1∼7월 누계 수출액 증감률(전년 대비)을 비교한 결과다. 10대 수출국은 한국을 포함,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 홍콩 이탈리아 영국 등이다. 해당 기간 우리나라 누계 수출액은 3,173억3,600만 달러(약 380조원)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94% 줄어 최악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물론 10개국 대부분 수출이 위축됐다. 한국에 이어 홍콩(-6.74%), 독일(-5.49%), 일본(-5.03%), 영국(-4.62%) 등도 5% 안팎의 감소율을 보였다. 다만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 총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59% 늘어나, 10대 수출국 중 유일하게 수출 신장세를 유지했다. 주요국 수출의 전반적 위축은 보호무역주의 득세와 경기 둔화 등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WTO가 최근 올해 세계 상품교역량 증가율을 당초 전년 대비 2.6%에서 1.2%로 하향 조정했을 정도다.
우리나라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특유의 수출구조 탓이다. 수출품목에서는 전체 수출의 약 18%가 반도체에 편중된 탓에 1~9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5% 급감한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크다. 중국과 미국에 각각 26.8%(1위), 12.0%(2위)로 편중된 수출 시장의 취약성도 문제다. 이런 구조 때문에 9월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한 대중 수출 및 지난 6월 이래 4개월 연속 감소한 대미 수출 실적에 우리 수출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수출구조 개편을 적극 추진한다. 수출 마케팅 지원 대상 기업수를 700개에서 6,500개로 대폭 늘리는 건 품목 다변화를 겨냥한 것이다. 아울러 수출 지원 예산 1조원을 투입해 신남방ㆍ신북방 전략시장 수출을 30% 늘리고, 중남미ㆍ중동 등 신흥시장 수출 확대책도 가동한다. 하지만 미국ㆍ유럽 간 무역분쟁 개시 조짐 등 수출 여건은 당장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구조 개편과 함께 중국 미국 일본 등 핵심 교역국에 대한 상무외교 강화 등 정무적 차원의 수출지원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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