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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쁜 시간?” 광화문집회 중 헌금 받은 전광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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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쁜 시간?” 광화문집회 중 헌금 받은 전광훈 목사

입력
2019.10.04 16:42
수정
2019.10.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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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 처분 권한은 전 목사께 위임” 헌금함 사진도 SNS 확산

홍문표 “헌금 요구 부적절” 투쟁본부 “종교 행사 간섭 못해”

전광훈 목사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의 ‘문 대통령 하야’ 범국민 투쟁대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전광훈 목사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의 ‘문 대통령 하야’ 범국민 투쟁대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보수 성향 집회를 주도했던 전광훈 목사가 집회 도중 헌금함을 돌린 일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전 목사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로 당시 광화문집회에 참석했다.

관련 영상 등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이날 열린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규탄대회’에서 정부 비판을 이어가던 중 “(문재인 정권 규탄집회를 열었던) 8월 15일에 비가 많이 와서 내가 부도가 났다. 다 주머니를 털어서 하나님의 영광과 갈음하여 주시옵소서”라며 “오늘 행사 중 가장 기쁜 시간이 돌아왔다. 헌금하는 시간입니다”라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들에게 헌금을 요청한 것이다.

SNS에는 당시 전 목사가 집회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헌금함 사진과 함께 헌금함을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봤다는 목격담도 올라오고 있다. 해당 헌금함에는 ‘본 헌금은 전광훈 목사님의 모든 사역을 위해 드려지며, 헌금의 처분 권한을 전 목사님께 모두 위임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헌금으로 들어온 돈은 전 목사가 전권을 갖고 쓰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3일 광화문집회에서 전광훈 목사 측이 돌린 것으로 알려진 헌금함. 트위터 캡처
3일 광화문집회에서 전광훈 목사 측이 돌린 것으로 알려진 헌금함. 트위터 캡처

이에 자유한국당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홍문표 한국당 의원은 4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어제 집회는 한국당이 주최한 그룹이 있었고, 종교연합회, 기독교, 불교 천주교, 애국당 등 4개 그룹이 서울역에서 광화문까지 구간 구간을 맡아서 거기 참석하지 않으면 모른다”면서도 “전 목사가 헌금을 요구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내 대표적 권력집단인 정치, 경제, 언론, 사법 권력의 밑바닥에서 이들을 끈끈하게 연결시켜 주는 것이 종교 권력”이라며 “초대형 교회가 권력자들의 인맥 형성 장을 넘어 거액의 정치자금 세탁장으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누리꾼 반응도 차가웠다. 한 트위터 이용자(s*****)는 “목사가 집회 나온 교인을 상대로 주일도 아닌 정신 없는 와중에 헌금을 받고, 개인 사역활동비로 쓸 거라고 한 걸 보고 너무 놀랐다. 목사로 위장한 장사꾼”이라고 비난했고, 다른 이용자(g*****)도 “면직된 목사가 개인 마음대로 쓴다고 하는데 기쁜 마음으로 헌금을 내는 시트콤 같은 풍경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투쟁본부 측은 4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전 목사가 발언한 행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주최한 행사였고, 교회의 통상적인 예배 순서에 따라 헌금 모금이 포함된 것”이라며 “종교 행사에 대해 간섭할 수 없었고 사전 조율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향후 조치에 대해서는 “국민 감정에 반하는 부분이 있다면 다음 번 집회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최 측인 한기총 쪽과 조율해야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한기총 관계자는 “답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전 목사의 직접 해명을 듣고 싶으면 집회 현장을 방문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전 목사는 헌금 논란과 관련해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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