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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례 접견조사에도 입 다문 이춘재…막막한 ‘화성 그놈’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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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례 접견조사에도 입 다문 이춘재…막막한 ‘화성 그놈’ 수사

입력
2019.09.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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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앞. 임명수 기자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앞. 임명수 기자

“현재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조사라는 게 1회로 끝나는 게 아니다. 각각 많은 범죄사실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조사를 해야한다. 라포(rapportㆍ신뢰관계) 형성도 해야 한다”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

“라포를 형성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

화성연쇄살인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56)의 열리지 않는 입을 두고 경찰이 애를 먹고 있다. 수사본부를 차린 경기남부경찰청의 19일 1차 브리핑에서 배용주 청장이 직접 밝힌 과제인 ‘라포 형성’는 1주일이 지난 26일 2차 브리핑에서도 “노력 중”이라고 밝힐 만큼 좀처럼 달성되지 않는 모양새다.

27일로 7차례 진행된 접견 조사에서 이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과수에 보낸 추가 증거물에 대한 DNA감식 결과를 기다리며 주말 중에는 이씨 접견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책으로 280권, 별도 서류철 400여개에 종이만 15만장에 이른다는 당시 수사 자료에 대한 정밀 검토, 최근 경찰이 접촉한 사건 핵심 목격자에 대한 법 최면 조사 등 해결할 다른 과제들도 남아있다.

이씨 혐의를 밝히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이씨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조사를 개시한 점에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경찰이 이씨의 처제 살인 사건에 관한 수사 기록을 확보한 것은 부산교도소에 수감중인 이씨를 최초로 조사한 18일에서 5일이 지난 23일. 7차 핵심 목격자인 ‘버스 안내양’ 엄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법 최면 조사를 통해서 이씨가 “용의자 얼굴과 일치한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도 그 이후다.

[저작권 한국일보]본보가 단독 입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고교졸업 사진(왼쪽). 몽타주와 전체적인 이미지는 물론 쌍꺼풀이 없고 넓은 이마, 눈매 등이 매우 흡사하다. 이씨의 친모 김모씨로부터 이씨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자제공
[저작권 한국일보]본보가 단독 입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고교졸업 사진(왼쪽). 몽타주와 전체적인 이미지는 물론 쌍꺼풀이 없고 넓은 이마, 눈매 등이 매우 흡사하다. 이씨의 친모 김모씨로부터 이씨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자제공

당시 이씨의 행적을 살펴보기 위해 조사해야 할 다른 참고인들은 또 있다. 9차 사건 당시 양복을 입은 용의자가 피해자와 있던 모습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전모(당시 41세)씨, 당시 언론에 보도된 4차 사건 목격자 A씨 등이다. 경찰은 아직 전씨에 대한 법 최면 조사 역시 아직 진행하지 않았으며, A씨는 소재를 찾는 중이다.

2013년 이후로 경찰이 받은 화성 사건 관련 제보는 82건, DNA 대조 의뢰도 4건을 실시할 정도로 꾸준히 사건 해결 시도해온 터라 경찰이 조급했다고 탓할 수는 없는 상황. 다만 시점이 조금 공교로웠다. 경찰이 9차 사건 증거물 DNA가 ‘이씨 DNA와 일치한다’는 공식 통보를 받은 건 지난달 23일. 이후 7차 사건 증거물을 보내 지난 10일에 일치 통보를 받은 경찰은 5차 사건 증거물 감식 결과를 18일에 통보 받았다. 이날은 경찰이 화성 사건 용의자를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으로, 배 청장은 19일 브리핑에서 “언론에서 취재 동향이 있어서 부랴부랴 풀(공지)을 한 거고, 또 언론에서 취재가 됐기 때문에 부랴부랴 대상자에 대해 조사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사본부는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수사본부에서 정보를 흘리는 것처럼 인식되면 이씨와의 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29일 “이씨에 대한 접견 조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면서도 조사 횟수나 이씨의 태도, 혐의 인정 여부 등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수원=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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