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의 한 노래방에서 발생한 여학생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 경찰이 가해학생 7명 전원을 소년분류심사원으로 인계했다.
소년분류심사원은 만 19세 미만의 위탁소년이 재판을 받기 전 머무는 일종의 소년구치소 같은 곳이다. 위탁소년은 비행을 저질렀거나 비행의 우려가 있어 소년부 판사가 심사원에 위탁한 소년을 말한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06년생 집단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7명의 중학생들에 대해 법원의 동행영장을 발부 받아 소년분류심사원에 신병을 인계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06년생 집단폭행 사건’은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이 게재되면서 알려졌다.
해당 글은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06년생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인원들이 한 여학생을 폭행하는 영상이 있다”며 “보기에도 출혈이 심하고 영상에 나오지 않지만 노래 부르는 사람은 남학생으로 현재 영상 속 가해자들을 알고 있는 소수의 인원들이 용기 내 익명 제보를 해주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가해자 명단까지 공개됐으며, 무엇 때문에 한 사람을 다수의 인원이 폭행하는지 사유는 불분명 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학생들은 필히 엄중 처벌해 법의 무서움과 사람의 인권을 박탈시키면 어떨까(한다)”라며 “본인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어지는지 그리고 폭행당한 피해자 여학생의 인권을 몰락시킨 것을 깨우치게 해야 한다”고 청원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글에는 이날 오후 10시10분 현재 19만4,612명이 동의했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6시쯤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인근 한 노래방에서 여중생 7명이 여자 초등학생 1명을 집단 폭행했다. 가해학생 중 1명이 피해학생과 대화 중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불러 내 폭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폭행 사건은 다음날인 오후 한 SNS에 공개됐으며 영상에는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의 이마를 세게 때리는 장면 등이 담겼다.
이에 피해학생 부모가 가해학생들을 처벌해 달라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학생과 이들의 부모가 모두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번과 같이 중한 혐의에 대해서는 연령 불문,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신상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돼 이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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