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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파워 “힙합 협업 파워 제대로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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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파워 “힙합 협업 파워 제대로 들려드릴게요”

입력
2019.09.24 08:00
수정
2019.09.24 08:0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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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9년 만에 첫 정규앨범 “우린 흩어져야 산다는 데… 이번엔 달라”

정규 1집 타이틀 ‘6AM’ 초안은 보이비(왼쪽)가 만들었다. “작년 이맘때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클럽에 가도 되느냐고 묻더라고요. 제가 ‘쿨’한 척 괜찮다고 했는데, 막상 잠도 안 오고 일도 손에 안 잡히더라고요. 그 때를 생각하며 만든 곡입니다.” 아메바컬쳐 제공
정규 1집 타이틀 ‘6AM’ 초안은 보이비(왼쪽)가 만들었다. “작년 이맘때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클럽에 가도 되느냐고 묻더라고요. 제가 ‘쿨’한 척 괜찮다고 했는데, 막상 잠도 안 오고 일도 손에 안 잡히더라고요. 그 때를 생각하며 만든 곡입니다.” 아메바컬쳐 제공

리듬파워는 독특한 힙합 트리오다. 멤버 개개인이 그룹보다 유명하기 때문이다. 멤버 행주는 2017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6’에 출연, 넉살과 우원재를 꺾고 우승했다. 당시 경연 곡이었던 ‘레드 선’은 지니뮤직 등 음원사이트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대중의 반응도 뜨거웠다. 보이비와 지구인도 ‘쇼미더머니’ 이전 시즌에 출연해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화려한 이력의 멤버들로 구성됐음에도 리듬파워가 발표한 곡은 지금껏 큰 사랑을 받지 못했다. 코믹 힙합을 표방했는데, 대중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몇몇 팬은 리듬파워를 두고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고 농담하기까지 했다.

리듬파워가 데뷔 9년 만에 첫 정규 앨범 ‘프로젝트 A’를 24일 발표한다. 홍콩 영화 전성기 시절삼총사처럼 활동하던 청룽(성룡)과 홍진바오(홍금표), 위안바오(원표)가 주연한 1983년 동명 영화에서 앨범 이름을 가져왔다. 청룽의 영화를 좋아하는 데다 멤버가 3명인 점에서 착안했다. 그간 싱글과 미니 앨범에서 선보였던 레트로 대신 트랩 등 세련된 힙합을 선보인다.

앨범 작업에 2년 가까이 걸렸다. ‘쇼미더머니’ 종방 직후 발매했다면 더 큰 주목을 받았을 수도 있지만, 이들은 성장의 시간을 택했다. 개인 활동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점도 한몫 했다. 그 사이 20대였던 멤버 모두 30대에 접어들었다. 지구인은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건물에서 기자들과 만나 “처음에는 정규 앨범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커서 작업이 순탄치 않았다”며 “압박감을 내려놓고, 평소 만들고 싶었던 음악을 하기로 마음 먹으니 자연스레 일이 풀렸다”고 말했다. 보이비는 “2014년 미니 앨범 ‘월미도의 개들’ 이후 앨범을 발표한 적이 없었다”며 “앨범을 통해 힙합 그룹이라는 정체성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리듬파워의 음악도 9년이란 세월을 지나며 달라졌다. 의도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연출하지는 않았으나,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생각도 바뀌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보이비는 “성공의 기준이 매년 바뀌는 데, 최근에는 생존과 발전이라고 생각한다”며 “5년, 10년 뒤에도 음악을 하고 있고, 우리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길 바란는데 이번 정규 앨범을 통해 얻어가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지구인은 “그간 해왔던 레트로 힙합을 탈피한 것은 아니다”며 “과거에 비해 음악이 진지하고 세련돼졌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자세히 보면 모두 연장선 상에 있는 곡들”이라고 말했다.

셋은 고등학교 동창이다. 직업적 동료이기 전에 절친한 친구 사이다. 그룹 활동이 좀처럼 없는 한국 힙합에서 이들이 지금껏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다. 타이틀곡 선정은 다수결로 정했다. 앨범 마지막 곡 ‘바보언덕’은 멤버들이 고등학생 시절 함께 했던 추억을 담은 노래다. 지구인은 “멤버 중 리더가 있었다면 작업 속도가 빨라졌겠지만, 리듬파워는 모든 것을 전원 동의로 결정한다”며 “다음 앨범을 만들 때는 가위바위보로 리더를 정할까 한다”고 농담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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