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에 참석해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부처 간 엇박자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다시 들썩이는 등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민간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침이 발표된 8월 12일 이후 상승세가 꺾인 뒤, 같은 달 말부터는 2주간 하락했다. 하지만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가격은 추석 직전 가격 평가일인 6일에 비해 무려 0.21% 급등했다.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급등하면서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도 1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는 신도시 및 GTX 건설 계획, 지하철 연장 등 각종 호재와 막대한 시중유동성과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복합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방송에서 “10월에 주택법 시행령이 발효되더라도 (민간 분양가상한제) 작동 시기는 국토부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제가 주재하는 관계장관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게 민간 분양가상한제 불확실성을 높여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를 부추긴 셈이 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당초 민간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강행키로 한 것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주도해온 재건축 단지 가격 상승세를 제어하고, 재건축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를 끝내겠다는 정책 의지를 확인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은 묘하게 작동했다. 정작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별로 잡히지 않았고, 오히려 공급 위축 우려가 부각되면서 신규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여기에 기획재정부까지 거시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거듭 회의적 입장을 내면서 민간 분양가상한제 시행 자체가 표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가을 이사철이 닥친 상황에서 정책 엇박자와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부동산 거래자들에게 선의의 피해를 주고, 일관된 정책효과까지 반감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어떤 쪽이든 시장이 예측할 수 있게 정책을 결정하고, 결정에 책임진다는 자세로 민간 분양가상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해야 할 것이다.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