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 방문길에 오른다. 제74차 유엔총회 참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등을 위해서다. 이번 순방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맡을 가능성이 컸지만, 북미간 비핵화 대화가 결정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막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로 전격 결정 됐다. ‘하노이 노딜’ 이후 줄곧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해온 북한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방법’으로 호응하고 나서는 등 한반도 비핵화 시계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열린 200만호 특허증 및 100만호 디자인등록증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진전 가능성을 가능할 수 있을 한미 정상회담은 방미 이틀째인 23일(현지시간) 열린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9번째이자 지난 6월 서울 정상회담 이후 약 석 달 만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지혜를 모은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간 대화가 실무협상 재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조만간 재개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한미간 공조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협력사업이 재개될 여지를 만들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는 현안이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제기되고 있는 한미동맹 균열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양국 정상이 어떤 제스처를 내놓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은 사전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한다”며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역내 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스콧 모리슨(왼쪽) 호주 총리와 양자회담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 구축을 재임 기간 미국에 일어난 가장 좋은 일로 꼽으면서 북한의 잠재력을 거듭 거론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다질 예정이다. ‘빈곤퇴치ㆍ양질의 교육ㆍ기후행동ㆍ포용성을 위한 다자주의 노력’을 주제로 한 유엔총회 일반토의의 12번째 기조연설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 공동 번영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각오를 국제사회에 다시한번 공유함으로써 유엔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설 직후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긴밀해진 한국과 IOC의 협력 관계를 확인하고 내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및 개막식 공동입장 등을 논의한다.

유엔총회 기간 동안 폴란드ㆍ덴마크ㆍ호주 정상과의 회담 등도 소화한다. 먼저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인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같은 날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도 만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도 면담한다. 이어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주최하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내년 한국이 주최하는 2차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 계획을 공식 발표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요청으로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 고위급행사에도 참석한다.

24일에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회담한다. 호주는 멕시코ㆍ인도네시아ㆍ한국ㆍ터키와 함께 구성된 중견국 협의체 믹타 (MIKTA) 회원국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중견국들과의 공조 강화로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 도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지나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은 이번 방문 기간에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주도하는 한ㆍ미ㆍ일 외교장관 회담개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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