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주 지역 기자들에 당시 상황과 현재 심경 털어놔
청주서부경찰서가 1994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춘재(56)를 잡아 놓고도 화성수사본부와 원활한 수사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당시 수사팀 일원으로 처제를 강간한 후 살인한 이춘재를 잡았던 김시근씨가 청주 지역 기자들에게 전화 통화를 통해 당시 수사 상황과 현재 심경 등을 털어놓았다. 아래는 일문일답
-1994년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
”현장 검증하고 바로 뛰어다니는 등 정신 없이 바빴다.”
-바로 뛰었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감식 직원, 수사과장하고 현장 제일 먼저 들어갔다가 시신 모습 보고 죽일 놈이다 생각했다.”
-시신이 어땠나?
“비밀봉지로 꽁꽁 싸서 스타킹으로 피 한 방울 안 떨어지게 했다. 그렇게 하고 나서 배게 피로 그걸 딱 싸놓았다.”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연관성은?
“화성수사본부에 유능한 형사들이 많았다. 화성에 압수수색 갔는데 그때 화성수사본부에서 형사들이 왔었다. 그런데 피의자들을 보낼 수 없었다. 그래서 서류 첨부해 오면 서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게 안됐던 것 같다.”
-화성수사본부에서 왔는데도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이유는?
“화성에서는 혹시나 온 거다. 증거반이 증거 수집하느라고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됐다. 필요하면 청주로 오라고 했는데 바빠서 못 왔다.”
-당시 사건 어떻게 기억하나?
“자백하는 데 48시간이 조금 넘었던 것 같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91년 4월까지 발생했고, 처제 강간 후 살인사건은 94년 1월로 3년 차이가 난다.
“자신의 아이라는 생명체를 보게 되니까 (살인을)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한 것 같다.”
-처제 사망 후 이춘재만 슬퍼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20여명쯤 모여 얘기하는데 형사 입장에서 메모하면서 보니까 형부라고 하면 처제가 죽었으면 슬퍼해야 하는데 큰 형부라고 하는 사람이 덤덤했다. 작은 형부는 ‘우리 처제 누가 죽였어’라며 눈물 콧물로 얼굴이 범벅됐다.
-지금 심경은 어떤가?
“사회적 공분을 살 일을 해결하는데 기여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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