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 피해자들이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점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은행에 1억원 맡기면 3,000만원 됩니다.”

19일 경기 성남 수정구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지점에 중장년 고객 50여명이 몰려들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가입자들로, 이날은 해당 상품이 -60% 수익률을 기록하며 첫 만기를 맞은 날이었다.

이들은 은행 측으로부터 원금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안내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우리은행은 파생상품 사기 판매! 즉각 철회하라” “원금 전액 돌려달라”고 항의했다. 일부 고객은 울분에 못 이겨 눈물을 흘리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DLF에 원금 1억원을 넣었다가 이날 6000만원 손실이 확정됐다는 60대 남성은 “(은행에) 정기예금을 들기 위해 갔더니 DLF를 추천해 가입했다”며 “(PB가) 독일채권 투자로 6개월 넣으면 200만원을 (이자로) 준다고 해서 가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모(66)씨는 “DLF 가입시 은행 측에서 상품설명서 등 안내 자료를 안 줬다”며 “수익률은 4%인데 손실은 (최대)100%라고 처음부터 얘기해줬으면 3,600명 가입자 중 누구도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 중년 여성도 “PB가 상품설명서나 확인서 등을 보여주지 않았고 펀드라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본점에서 나온 우리은행 관계자가 “고객님들에게 피해가 발생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금융감독원에서 분쟁조정 결과가 나오면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지만, 고객들은 “은행이 먼저 자체보상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고객들은 이처럼 손실 위험이 큰 상품의 판매를 허용한 금융당국도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위례신도시지점은 오전 내내 항의 고객들로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지만, 은행 직원과 고객간 특별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도 출동해 현장을 지켰다.

DLF 가입 고객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시민단체의 우리은행 고발 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이첩 받아 이날 키코공동대책위원회 등 고발인을 조사했다.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DLF 관련 검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위법사항에 대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하면 판매규제 강화 등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DLF 판매사들에 대한 검사를 재개한 금감원은 이른 시일 내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금감원 분쟁조정위에 접수된 신청은 150건에 이르지만, 우리은행 판매 DLF의 나머지 투자금(1,102억원) 만기가 11월까지 순차적으로 도래하고, 오는 25일부터는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영국 이자율스와프(CMS) 연계 DLF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신청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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