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DNA 단서로 장기미제사건 속속 해결
40년 간 93명을 살해했다고 지난해 11월 자백한 미국 희대의 살인마 새뮤얼 리틀. AP 연합뉴스

장기 미제 강력사건 용의자를 뒤늦게나마 특정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DNA였던 점은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찰이 사건 발생 33년만에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를 특정하며 미국의 대표적 장기미제사건들도 새삼 주목 받고 있다.

19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 수사기관이 최근 해결한 대표적 장기미제사건으로는 미국 최대 연쇄살인사건 중 하나인 ‘골든스테이트 킬러’사건이 꼽힌다. 1970~1980년대 미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12명이 피살되고 45명이 강간당한 이 사건 용의자 제임스 드앤젤로(72)는 첫 사건 발생 시점(1976년) 기준으로 42년만인 지난해 4월 붙잡혔다. 미 새크라멘토 경찰은 1980년 캘리포니아주 벤추라 카운티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나온 DNA를 단서로 수사를 재개했고 ‘계보 찾기 사이트’ 등을 통해 드앤젤로를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다.

1979년 발생한 살인사건 당시 나온 혈흔을 27년만에 발견하며 진범을 찾아낸 경우도 있다. 아이오와 시더래즈 경찰은 1979년 주차장에 있던 차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미셸 마틴코의 살해 용의자로 제리 린 번즈(64)를 지난해 극적으로 체포했다. 2006년 피해자 옷에서 타인의 혈흔을 발견해 이때부터 DNA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재수사에 착수한 덕분이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처럼 용의자가 다른 범죄로 수감 중인 경우도 있다. 마약사범으로 체포돼 텍사스주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새뮤얼 리틀(79)은 지난해 11월 돌연 자신이 93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덕에 경찰은 60여건의 장기미제 살인사건과 리틀의 진술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 심장병으로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던 리틀은 교도소 이감을 위해 자신의 범행을 털어놓기 시작했다는 말도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더 많은 미제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리틀이 직접 그린 피해 여성 초상화를 지난 2월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DNA 분석으로 악명 높았던 장기미제사건들이 점차 해결되며, 미 수사 당국의 마지막 목표는 ‘조디액 킬러’로 좁혀진 분위기다. 조디액은 1968년부터 1, 2년 간 최대 37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디액이란 별명은 그가 언론사에 보낸 편지에 그린 원에 십자가 모양을 한 별자리인 황도 십이궁(zodiac)에서 유래했다. 1974년 샌프란시스코 지역 일간지에 보낸 편지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2007년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조디악’이란 영화가 개봉하며 사건이 재조명됐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