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01년 얼굴 등을 진한 갈색으로 분칠한 사진. 타임 홈페이지 캡처

내달 치러질 총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악재가 터졌다. 18년 전 얼굴에 갈색 분장을 한 사진이 공개돼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인 것. 재임 내내 인권옹호와 다양성 존중 행보를 보여 왔던 그였기에 재선 가도에 작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18일(현지시간) 트뤼도 총리가 2001년 한 파티에서 갈색 피부로 분장한 문제의 사진을 입수해 보도했다. 당시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웨스트포인트그레이 아카데미교사로 일하던 그는 연말 축제에서 아라비안나이트의 ‘알라딘’으로 변신하기 위해 얼굴과 목, 손 등을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진한 갈색으로 분칠했다. 이 사진은 2000-2001년 졸업사진에도 실렸다.

비판이 쏟아지자 트뤼도 총리는 즉각 사과했다. 그는 “어리석은 짓을 했다. 더 잘 알았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며 용서를 구했다. 또 해당 분장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당시에는 인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21일 총선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터져 나온 사진 파문은 정치권 논쟁으로 번졌다. 엘리자베스 메이 녹색당 대표는 트위터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트뤼도는 정부 차원에서 사회정의 리더십을 갖추는 데 필요한 것을 배워야 한다”고 썼다. 2015년 총리 취임 때부터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하고 사회적 소수자를 장관에 임명하는 등 트뤼도 총리의 인권 지도자 이미지와 상반된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그는 현재 경쟁 상대인 보수당의 앤드류 셰어 대표와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진보 진영과 유색인종의 표심이 돌아설 경우 정권을 내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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