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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소왕릉서 묘표석 2점 발견… ‘선화공주 능’ 단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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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소왕릉서 묘표석 2점 발견… ‘선화공주 능’ 단서는 없었다

입력
2019.09.19 14:42
수정
2019.09.19 19:3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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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쌍릉 소왕릉에서 발견된 석주형 묘표석. 문화재청 제공
전북 익산 쌍릉 소왕릉에서 발견된 석주형 묘표석. 문화재청 제공

백제 무왕(재위 600~641)과 왕비 선화공주의 능으로 추정되는 전북 익산 쌍릉 소왕릉에서 두 점의 묘표석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익산 쌍릉(사적 제87호)을 조사 중인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쌍릉 중 소왕릉에서 묘표석 두 점이 발견됐다고 19일 밝혔다. 익산 쌍릉은 1917년 일본인 학자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에 의해 발굴된 적이 있으나 정확한 정보가 없어 2017년 8월부터 학술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묘표석의 형태는 석비(石碑)형, 석주(石柱)형 두 가지다. 석비형 묘표석은 석실 입구에서 약 1m 떨어진 지점에 약간 비스듬하게 세워져 있다. 크기는 길이 125㎝, 너비 77㎝, 두께 13㎝다. 석실을 향하고 있는 전면은 매우 정교하게 가공됐고 뒷면은 약간 볼록한 형태다. 석주형 묘표석은 길이 110㎝, 너비 56㎝의 기둥모양으로 상부는 둥글게 가공됐고 몸체는 둥근 사각형 모양이다.

전북 익산 쌍릉 소왕릉 안팎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전북 익산 쌍릉 소왕릉 안팎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두 묘표석이 나온 소왕릉의 봉분은 지름 12m, 높이 2.7m 정도다. 암갈색 점질토와 적갈색 사질점토를 번갈아 쌓아 올린 판축기법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대왕릉 판축기법과 유사하다. 석실은 백제 사비시대의 전형적인 단면 육각형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이다. 석실의 규모(길이 340㎝, 폭 128㎝, 높이 176㎝)는 대왕릉의 석실 규모(길이 400㎝, 폭 175㎝, 높이 225㎝)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각 벽면의 짜임새 등은 동일하다.

두 묘표석에 문자가 새겨져 있지 않은 데다 소왕릉에서도 단서 발굴이 안 돼 피장자 추정은 현재로선 어렵다. 연구소 관계자는 “소왕릉 주인이 선화공주인지, 미륵사지 석탑 사리봉영기에 등장하는 사택적덕 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인물인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봉토나 석실의 규모와 품격에 있어서 왕릉급임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추후 조사 및 인근 대왕릉과의 비교를 통해 피장자를 추적한다는 계획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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