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용의자 확인… 처제 성폭행ㆍ살인 수감 중 50대男
피해자 2명 속옷 등 채취 DNA와 일치… 공소시효 지나 처벌 못해
화성연쇄살인범 몽타쥬/2019-09-18(한국일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영구 미제사건으로 세계 100대 사건으로 손꼽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드러났다. 1986년 9월 15일 첫 사건 발생 이후 만 33년 3일 만이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진범으로 확정되더라도 처벌은 어렵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당시 피해자들에게서 확보한 DNA를 사건 발생 이후 최근까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전과자 및 수감자 등과 비교한 결과 DNA와 일치하는 용의자 1명을 찾았다고 18일 밝혔다. 이 남성의 DNA는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여성 10명중 2명에게서 채취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현재 화성연쇄살인 사건과 유사한 사건으로 수감 중인 A(50대)씨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직 용의자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994년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중인 남성으로 좁혀지고 있다.

경찰은 DNA 분석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동안 미제사건의 피해자들로부터 채취한 DNA를 재분석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중순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화성연쇄 살인사건 피해자의 속 옷에서 채취한 제3자 유전자가 A씨의 유전자와 동일하다는 결과를 통보를 받은 것이다.

피해자는 첫 번째(1986년)와 아홉 번째(1990년) 사건의 피해 여성들로 알려졌다. 첫 번째 피해 여성의 속옷과 아홉 번째 사건 피해 여성의 유류품에서 A씨의 DNA가 나왔다. 경찰이 현재의 기술로 과거 확보한 DNA와 비교해 범인을 특정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사건 발생 때도 경찰은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와 6개의 머리카락을 확보했지만 당시 분석 기술과 인력만으로는 범인을 특정 짓는 것은 물론 실체조차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현재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DNA를 확보한 단계로 유전자가 일치한 것으로 나온 A씨가 진범인지 여부는 추가 조사를 해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잔여 증거물 감정 의뢰 및 수사기록 정밀 분석, 관련자 조사 등 대상자와 화성 연쇄살인사건과의 관련성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19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게 된 배경과 과정, 향후 수사계획 등에 대해 설명한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 첫 사건 이후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 화성시(당시 화성군) 태안읍 일대에서만 10명의 부녀자들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다. 범인은 밤 늦은 시간 귀가하는 여성들을 상대로 농로 등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곳에서 범행을 저질렀으며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피해를 면한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기사 등의 진술을 토대로 범인은 20대 중반으로 키 165~170cm에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추정했다. 또 4ㆍ5ㆍ9ㆍ10차 용의자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혈액형이 B형이라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하지만 사건 후 3,000여 명의 남성이 용의선상에 올랐고, 연인원 205만 여 명의 경찰병력을 동원했지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은 채 2006년 공소시효가 완료됐다. 2003년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로 제작돼 전 국민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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