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고려대 인재발굴처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딸 조모(28)씨가 고려대 입학 때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단국대 의학논문을 제출한 사실이 검찰 조사로 드러나면서 조씨의 입학 취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시 입학사정관으로 참여한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A 교수는 “논문 1저자 등재가 합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실적이라면 입학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고대에서 만난 A 교수는 “조씨가 지원한 세계선도전형에는 어느 정도 영어수준을 가진 학생이 지원하고, 대부분 인턴을 했기 때문에 논문이 없었다면 조씨가 크게 돋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생이 의학논문 1저자에 오른다는 것은 교수 재직하면서 거의 본 적이 없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A 교수는 “제1저자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압도적 역할을 했다는 의미라 석사 유학을 가도 하버드나 예일대에서 묻지도 않고 뽑아가는 수준”이라며 “조씨가 이런 논문으로 미국 대학에 지원하지 않았던 게 의아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한영외국어고 재학 당시 2주간 인턴으로 참여해 단국대 의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이를 고려대 자기소개서에 기재해 논란이 됐다. 대한병리학회는 지난 5일 해당 논문을 직권 취소하면서 화살은 고려대로 향했다. 이에 고려대는 “2015년에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폐기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조 장관은 취임 전 기자간담회 등에서 “당시 고려대 입시는 어학 중심이었고 논란이 된 논문은 제출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달 27일 고려대 인재발굴처 등을 압수수색해 ‘2010학년도 수시모집 세계선도인재전형 지원자용 제출서류 목록표’를 확보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검찰은 지난 16일 A 교수를 불러 해당 논문이 조씨 합격에 얼마만큼 영향력이 있었는지도 확인했다.

A 교수는 “조씨 제출서류 목록표에 논문이 기재되어 있었는데, 검찰은 이 내용이 실제 논문을 제출한 것을 의미하는지 대해 여러 차례 물었다”면서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목록에서 제외되거나 빨간 줄이 그어지는데, 검찰에서 본 목록에는 그런 표기가 없어 조씨가 논문을 포함해 정상 제출한 것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학사운영규정 제8조에 따르면 입학사정을 위해 제출한 전형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입학취소 대상자 통보, 소명자료접수, 입학취소처리심의 과정을 거쳐 입학취소 처리가 된다.

조씨가 수시모집 때 문제의 논문을 제출한 게 알려지면서 고려대 학생들은 더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일 예정된 4차 촛불집회 주최 측도 “고려대 졸업장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조씨의 입학 취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고려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나서서 어떤 조치를 하면 밉보일 수도 있어 무척 고민스럽다”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해야 하는 지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고려대 강의실에서 만난 서태열 지리교육과 교수는 "뇌 수술을 해 기억이 많이 없다. 당시 일에 대해 기억을 잘 못하겠다”고 했다. 조씨 입학 당시 입학처장이었던 서 교수는 2011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시모집 지원자에 대해) 비교과란 이름으로 리더십, 봉사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다 보고 평가했다"고 밝혔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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