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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위원장’ 자처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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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위원장’ 자처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입력
2019.09.17 17:08
수정
2019.09.17 19: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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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오른쪽)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경기 안성시에 있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아이원스’를 방문해 직원으로부터 생산 장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은성수(오른쪽)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경기 안성시에 있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아이원스’를 방문해 직원으로부터 생산 장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 위원장’을 자처하며 취임 후 첫 기업 현장 방문지로 일본의 수출규제 피해가 우려되는 업체를 찾았다. 주중에는 금융감독원을 방문할 예정이라 그동안 껄끄러웠던 양 기관의 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7일 오후 경기 안성시에 있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아이원스’를 방문한 은 위원장은 소부장 분야 5개 기업과 간담회를 열고 “아직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한 기업들의 심각한 경영상 애로가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통해 경영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숙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책금융이 정보통신기술(IT)ㆍ바이오 등 신산업에 비해 소재ㆍ부품ㆍ장비산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갖지 못했다”며 자성하기도 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5,300억원 규모의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착실히 추진하는 한편, 내년 2,000억원의 예산 편성을 통해 ‘소부장 펀드’의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련을 극복하면 우리는 더 강해진다’는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소부장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경쟁력을 확보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안정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자”고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직후 후보자 신분 때부터 소부장 산업현장 방문을 1순위로 검토했다고 한다. 당초 추석 연휴 전 방문을 고려했으나, 예상보다 취임이 늦어지면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일성으로 국내 경제의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은 위원장의 정책추진 방향과 부합한다.

한국에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은 금융위ㆍ금감원 간 관계 개선에도 명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 위원장은 19일 금감원 내에 설치돼 있는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 상담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상담센터는 지난달 5일부터 기업의 금융지원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은 위원장은 취임 후 처음 윤석헌 금감원장과 별도 면담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전임인 최종구 위원장이 임기 내내 윤 원장과 관계가 좋지 못했던 터라 은 위원장은 청문회 때부터 국회로부터 양 기관의 갈등 관리를 주문 받았다. 은 위원장은 “금감원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원장이 취임 직후 몸소 금감원을 찾는다는 건 상징성이 있다”며 “임종룡 전 위원장 시절처럼 양 기관이 ‘혼연일체(渾然一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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