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액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판매량 자체는 줄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와 전기차 등 단가가 높은 차량 수출이 늘어나면서 전체 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8월 우리나라 승용차 수출액은 29억7,600만달러(약 3조5,000억원)로 1년 전과 비교해 4.6% 증가했다. 지난 4월 5.7% 증가 이후 계속된 상승세로 5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한 것은 2017년 2~6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다만 승용차 수출 물량은 줄었다. 16만4,154대로 작년보다 3.4% 줄어들면서 4월 이후 나타난 상승 흐름이 한풀 꺾였다. 승용차(-2.8%)와 상용차(-15.1%) 수출량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한 가운데 현대자동차(-8.7%), 기아자동차(-2.3%), 쌍용자동차(-13.8%) 등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동차 업계의 여름 휴가가 8월에 몰려 있고, 세계 자동차 시황 부진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물량이 줄었음에도 수출액이 증가한 데는 대당 가격이 높은 SUV 신차와 전기차 수출 호조가 큰 역할을 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SUV 팰리세이드는 6월부터 미국 수출을 시작해 7월 4,464대, 8월 5,11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 투싼과 코나 등도 모델별 수출량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수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만 13.8%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혼다(17.6%)보다 낮았을 뿐, 도요타(11.3%), 닛산ㆍ미쓰비시(12.1%), 마쓰다(3.4%)를 모두 앞선 수치다.
전기차도 수출 호조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액은 2억5,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곱절(106.7%)로 늘었다. 특히 유럽에서 현대차 코나EV와 기아자동차 니로EV의 분전이 눈에 띄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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