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 “수사 검사, 법 어기지 않는 한 불이익 없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의 언론 브리핑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당정이 추진해 논란이 인 가운데 16일 온라인에선 조국 법무부 장관의 과거 피의사실 공표 관련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조 장관은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피의사실 공표가 언론자유 범위에 해당한다면 위법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 장관은 2011년 5월 29일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에게 “피의사실 공표도 정당한 언론의 자유 범위 안에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돼 불벌”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글이 올라온 시기는 이명박 정부 시절 은진수 당시 감사원 감사위원이 로비스트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던 시점이다. 조 장관은 그 점을 언급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와 달리 은진수의 경우 은(진수)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혐의이기에 위법성이 조각될 개연성이 높다”고도 했다.

어떠한 맥락에서 쓰였는지 불확실한 데다 짧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피의사실 공표라 하더라도 언론자유라는 공익성이 인정된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11년 5월 자신의 트위터에서 피의사실 공표가 언론의 자유 범위에 해당한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조국 장관 트위터 캡처

조 장관은 이듬해에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댓글 사건이 터지면서 이정현 당시 박근혜 캠프 공보단장은 피의사실 공표를 이유로 선관위와 언론을 비판했다. 그러자 조 장관은 2012년 12월 13일 트위터에 “이정현 공보단장, 피의사실 공표를 운운하며 선관위와 언론 맹공. 합법적 단속과 취재 활동도 마음에 들지 않기에, 이 사건의 파장을 알기에, 공이 이미 높아졌으니, 그만 하시길”이라고 글을 남겼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실을 언론이 보도하는 일을 두둔한 셈이다.

그러나 전날 법무부가 ‘인권 보호를 위한 수사 공보준칙’을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바꾸고 세부 방안 확정을 더불어민주당과 논의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 장관의 과거 글도 다시 회자되는 것이다. 당정이 추진하는 규정은 수사기관이 모든 형사사건의 수사 내용을 원칙적으로 언론 등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설되는 규정은 △기소 전 피의자 소환 촬영 금지 △소환 일정 공개 금지 △국회의원ㆍ고위공직자 등 공인 수사 대상 실명 공개 금지 △수사내용 유포 검사 감찰 지시 등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와 여당은 18일 조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피의사실 공개 제한 강화 방침이 조 장관 일가를 수사하는 검찰을 압박하고 수사를 견제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검찰 출신인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 장관은) 본인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오해 살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설사 피의사실 공표에 문제가 있더라도 자신에게 적용해선 안 된다”며 “조국은 피의사실 공표도 언론자유 범위 내에서 허용된다고 말한 적 있었다. 이것도 조로남불이냐”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 수사와 기소를 포함한 법무행정 일반이 헌법 정신에 충실히 운영되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감독할 것”이라며 “조직 개편, 제도와 행동관행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시행령, 규칙, 훈령은 물론 실무 관행으로 간과됐던 것도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수사를 지휘하거나 보고받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하며 “수사를 일선에서 담당하는 검사들의 경우 헌법 정신과 법령을 어기지 않는 한 인사 불이익은 없다. 억측이나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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