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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노동자들은 왜 추석선물로 ‘박스 손잡이’를 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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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노동자들은 왜 추석선물로 ‘박스 손잡이’를 원했을까

입력
2019.09.1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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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환경건강연구소 “상자에 손잡이만 달아도 부상 예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 15일 공개한 ‘마트 노동자 골병 든다! 추석선물로 박스에 손잡이를’ 인증사진 릴레이. 마트산업노조 제공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 15일 공개한 ‘마트 노동자 골병 든다! 추석선물로 박스에 손잡이를’ 인증사진 릴레이. 마트산업노조 제공

“추석 선물로 박스(상자)에 손잡이를 달아 주세요.”

이는 몰려드는 추석 명절 물품들을 옮기느라 고된 명절을 보낸 마트 노동자들의 외침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은 추석 명절기간(9월 12~14일) 진행한 ‘마트 노동자 골병 든다! 추석선물로 박스에 손잡이를’ 릴레이 인증사진을 15일 공개했다. 마트노조는 고용노동부와 대형마트 사업주에게 상자 손잡이 설치를 촉구할 예정이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대형마트 내 명절 입고 상품은 평소 물량의 서너 배로 훌쩍 뛴다. 명절이 아니더라도 마트 노동자들은 평소 무거운 상자를 나르느라 허리가 휜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올해 6월 마트 노동자 5,1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들은 평균 10kg, 최대 25kg 가량의 상품 박스를 하루 평균 345회 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거운 짐을 매일 수백개씩 옮기느라 손ㆍ발목, 허리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 증상으로 병원치료를 받은 비율은 69.3% 달했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관련 인증사진에서 대다수 마트 노동자들의 손목과 팔꿈치에는 파스나 보호대가 붙어있었다.

마트 노동자들이 원하는 상자 손잡이는 최신 설비나 기계적 보조도구가 아니다. 종이로 된 상자 양 옆에 구멍이라도 뚫어달라는 소박한 요구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665조에도 5kg 이상의 중량물을 들어올리는 작업을 하는 경우나 취급하기 곤란한 물품은 손잡이를 붙이거나 갈고리ㆍ진공빨판 등 적절한 보조도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포장 상자에 손잡이만 부착해도 중량물 무게를 9.7%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작업 자세까지 개선하면 최대 38.7%까지 감소 효과가 있어 그만큼 요추부 부담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정선모 마트노조 교육선전국장은 “그 동안 사업주들이 마트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대체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묻고 싶다”며 “상자에 구멍 뚫기는 여러 상황과 비용을 고려한 가장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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